경찰, '잠정조치 4호' 법원에 직접 신청 추진…"법무부와 협의"

2022-02-21 15:53
스토킹 범죄 관련 즉각 조치 못하고 있다는 판단

경찰청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잠정조치 4호'를 검찰을 통하지 않고 법원에 직접 신청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발생한 신변보호 대상자가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피의자였던 스토킹 가해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에서 반려해 결국 희생자가 발생하자 경찰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잠정조치 결정은 현재 검찰에 신청하고 법원에 청구하는 구조라서 사안에 따라 즉각 조치를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며 "영장과 달리 법원에 (경찰이) 신청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급응급조치 위반 시에도 현재 과태료 부과만 할 수 있는데 실효성에 문제가 있어 형사 처벌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 신설을 추진하는 상황"이라며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지속해서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정조치 4호는 스토킹 피의자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최대 1개월 동안 가두는 조치다. 스토킹 혐의가 '심각'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이 검찰이 신청하고 법원이 결정한다.

최근 구로구에서 발생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여성 피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반려했다. 경찰은 보완수사와 함께 잠정조치 4호 신청을 준비했지만 그사이 참변이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해당 사안과 관련해 검경에 후속 조치를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이 밖에 남 본부장은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관련 수사에 대해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5월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고 본사와 판매사 17곳을 3차례 압수수색했다"며 "출석 후 다수 관련자를 조사했고 장 대표에 대해서는 2회에 걸쳐 조사했으며 3차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 외에 추가로 입건된 피의자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투자와 관련한 본부장, 팀장 등 주요 인물은 입건했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앞서 투자자들 명단과 투자 금액 리스트를 확보했다. 

장 대표 형인 장하성 주중대사,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등 현재까지 알려진 디스커버리펀드 투자 유력 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남 본부장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측이 일부 투자자에게 특혜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낸 데 대해서도 "경찰은 의혹 전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남 본부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버스 사고와 관련한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천안과 원주에서 각각 사고가 발생했는데, 버스 제작 업체가 동일해 충남경찰청과 강원경찰청이 공조 수사하고 있다"며 "사망자는 부검했고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 유관기관 합동감식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