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민심 르포 ②TK] '둘 다 싫다'는 TK 대격돌…고향민심 호소하는 李, '친박' 눈치보는 尹
2022-02-22 00:00
여야 후보 TK 찾아…尹 '보수 정통성' 강조 vs 李 '고향 민심' 강조
"야당이고 여당이고 다 파이다(별로다). 뽑을 사람이 읍따(없다)."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최병철씨(가명·67)는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뽑을 것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TK(대구·경북) 지역인 구미역 앞 문화로에서 만난 시민들도 "뽑을 사람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통령 선거지만 TK 지역 민심은 안갯속이다. TK는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곳이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보수 정통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지난 18일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우리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의 경제·사회 혁명을 이뤄내신 분"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실행하고 농촌 새마을운동을 통해 미래를 준비했고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투자했다"고 치켜세웠다.
TK 지역인 구미에서도 '뽑을 사람이 없다'는 반응은 비슷했다. 구미역 앞 구미 새마을 중앙시장 초입에서 호두빵을 판매하는 임영희씨(가명·69·여)는 "투표를 할까 말까도 고민하고 있다. 찍을 사람이 없다"면서도 "그래도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이 좀 더 낫지 않을까. 그래도 구미잖아"라고 했다.
대학생 김정인씨(가명·21)는 "(여야 대선 후보) 둘 다 싫다. 둘 다 논란이 많지 않나. 조금 더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더 만들겠다고 하는 후보에게 관심이 갈 것 같다"고 했다.
'보수 심장'인 TK 민심이 흔들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TK 지역을 찾아 고향 민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대구 동성로 연설에서 "저와 같은 물을 마시고 같은 땅을 밟고 살았던 고향 여러분. 대구·경북이 낳은 첫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이 나라를 위해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구미 새마을 중앙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상인 박광선씨(가명·34)는 "내가 고향이 안동이라서 이 후보가 안동 사람이기에 자세히 봤는데 호감이 안 간다. 윤 후보는 원래 정치하던 사람이 아닌데 정치를 하는 게 맞나 싶다"고 했다.
중앙시장 근처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수희씨(가명·28·여)도 "구미 지역 20·30 청년들 민심은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 오죽하면 '허경영 뽑겠다'고 한다"며 "뉴스에서 나올 때 다 범죄자밖에 없다고 하던데"라고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