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단일화 제안→결렬 선언'…安이 쏜 4자 구도에 대선판 다시 요동

2022-02-21 00:00
[뉴스분석] 막판 협상 속도 내기 위한 '압박 승부수' 가능성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일주일 기다리고 지켜보았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야권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마이웨이'를 천명했다. 이에 따라 중반에 들어선 대선판이 다시 출렁이게 됐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우세가 뚜렷하지만 보수층 분열과 무당층 표심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安 "정치모리배" 강력 반발···단일화 협상용 분석도
 
당초 정치권에서는 '야권 단일화' 성사 여부를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주목해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 후보가 과반에 달하는 '정권교체론'에 힘입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또 철수하느냐'는 조롱을 감수하고 13일 단일화를 공개 제안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 후보가 이번에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배경에는 국민의힘 측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와 하락하고 있는 지지율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정치모리배' '정치구태' '경우가 없어도 너무 없다' 등 표현을 써가며 윤 후보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의 공개 제안에도 지난 일주일간 윤 후보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이준석 당 대표 등은 안 후보가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백기투항'을 압박했다. 그 과정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상승세를 탔고, 한때 15%까지 올랐던 안 후보 지지율은 10%대 아래로 하락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이 지지부진한 협상에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일종의 '압박 승부수'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양측의 책임 있는 분들이 꾸준히 소통을 해왔다"며 "오늘 기자회견은 상당히 의외"라고 말했다.
 
안 후보 역시 '단일화가 완전히 끝났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실무자 간 논의에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답했을 뿐 '완전히 끝났다'고 하진 않았다. 실무진 간 협상인 '보텀 업(Bottom-up)'이 어렵다면 후보자 간 '톱 다운(Top-down)'은 여전히 문이 열려 있는 셈이다. 안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오전에도 짧게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선 야권 내 물밑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이달 28일 혹은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 전까지는 단일화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與, 野 단일화 무산에 반색···安에 러브콜
 
민주당 측은 반전의 계기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영향으로 대선 레이스 초반 이 후보가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이번 선언으로 다시 상황이 유동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민주당 내부 판단이다.
 
우상호 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사전투표일까지 월요일부터 따지면 2주일 정도 남았다"면서 "남은 2주를 비상체제로 전환시켜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했다. 

'이재명·안철수' 공동 정부론에도 군불을 지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제시한 과학기술 강국 어젠더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3~18일 조사)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는 42.9%, 이 후보는 38.7%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윤 후보는 1.3% 포인트 상승했고, 이 후보는 0.4%포인트 하락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4.2%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1.8% 포인트) 밖이다.
 
이어 안 후보는 8.3%,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2%로, 안 후보는 전주보다 0.6%포인트, 심 후보는 0.4%포인트 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