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개선기간 '6개월' 어떻게 써야 하나

2022-02-19 13:33
연구개발 인력 확충이 1순위

[사진=신라젠]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하라'는 결정을 받았던 신라젠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는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회생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보통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6개월은 이례적이다.

2월 18일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신라젠에 대해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했다. 개선기간 종료일은 오는 8월 18일이다. 이날로부터 15영업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서류가 제출되면 20영업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가 다시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전 경영진이 항암바이러스 치료제인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공시 전 주식을 매도했다는 혐의 등을 받아 주식 거래가 중지 중이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달 18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으며 절차에 따라 코스닥시장위에서 다시 상폐 여부를 논의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개선기간을 6개월만 부여한 것은 상장유지에 긍정적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상장유지를 위해 개선할 내용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예상되는 개선내용은 연구개발 인력의 확충이 1순위다. 이 문제는 그동안 신라젠이 꾸준히 지적받은 내용이다. 지난 기심위에서도 임상시험 이행 불일치와 의학박사 학위 소지 연구원 부족 등의 문제로 연구개발 이행 의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신라젠의 연구개발조직은 R&D 총괄 및 기업부설연구소 산하 4개 팀과 완전자회사인 신라젠바이오 산하 3개 팀으로 총 15명의 인력이 상주 중이다. 박사급은 3명, 석사 6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신라젠은 "회사의 사정으로 연구인력이 이탈했다"며 "대주주 교체 이후 인력이 확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이번 결정이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는 평가지만 주주들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 2020년 5월 이후 계속된 거래정지가 연장되면서 개인주주들의 불만은 높다.

이번 결정을 받아든 신라젠 개인주주들은 개선기간 부여 결정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신라젠의 개인주주 수는 16만5680명이며 보유 지분율은 92.60%다.

현재 신라젠 주주연합은 지난달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기심위의 상장폐지 결정이 사전에 유출되면서 신라젠의 대주주 엠투엔의 주가가 하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연합은 이 문제로 손병두 이사장과 거래소 임직원을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까지 한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심위는 개선계획서를 중심으로 이행상황을 살핀다면 시장위는 상폐나 거래재개가 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며 "개선기간을 받았다는 것은 주주들 입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