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이 '서른아홉' 여성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 연기력은 물론 흥행력도 '믿고 보는' 배우들이 뭉친 작품인 만큼 JTBC 새 드라마 '서른, 아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월 16일 오후 JTBC 새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연출 김상호)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상호 PD와 배우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연우진, 이무생, 이태환이 참석했다.

드라마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그동안 스크린, 안방극장에서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 최근 점차 여성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 속 '서른, 아홉'도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김상호 PD는 "세 여성의 이야기라기보단 세 친구와 세 인간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감정에 집중했다. 그 과정을 진정성 있게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김 PD는 "유영아 작가님께서 '서른, 아홉'이 불혹을 목전에 둔 긴장감이 가득한 나이라고 표현을 해주셨다. 마흔이 되기 전, 무언가 이뤄냈다고 하기에는 아직인 것 같고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 같은 불안하고 긴장 가득한 나이인 것 같다. 그런 시기에 세 친구가 한 사건으로 변곡점을 맞이하며 어떻게 헤쳐나갈지를 보여 드리려고 했다"라고 소개했다. 
tvN '사랑의 불시착'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손예진은 차미조 역을 맡았다. 차미조는 화목하고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인물로,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는 올곧은 신념과 현명한 면모를 지녔다.

손예진은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다. 순식간에 읽었다. 지금 나이가 아니면, 이제는 배우로서 이런 서른 아홉이란 작품을 할 수는 없지 않나. 가장 적절한 저의 나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제가 공감할 수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와 사랑이야기 등이 담겼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갔다. '작가님이 우리 집에 CCTV를 달아놨나' 싶을 정도로 내가 하는 말인데 싶은 것들이 많았다.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가서 쉽게 출연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또 손예진은 극 중 인물처럼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2022년 새해에 연인 현빈과 결혼을 발표하고, '서른, 아홉'으로 작품 활동 재개를 펼치기 때문이다. 

이날 제작발표회 사회를 맡은 박슬기가 손예진에게 결혼 소식과 소감을 묻자, 그는 매우 부끄러워하며 "슬기 씨는 어떠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행복하다"라는 답변에 "저도 그러기를 바란다"라며 "개인적인 일로 '서른, 아홉' 제작발표회장에서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배우로서도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큰 일이 올해 초에 일어나게 돼 운명 같다는 생각도 든다. 축하를 많이 받아서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인사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큰 인기를 얻은 전미도는 이번 작품에서 한때 연기자를 꿈꾸었던 배우 지망생이었지만 지금은 연기 선생님을 직업으로 삼은 정찬영 역을 맡는다. 

그는 "정찬영은 전작 캐릭터와 정반대의 인물이다. 열심히 표현하다 보면 보는 분들도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지현은 백화점 코스메틱 매니저이자 모태 솔로 장주희 역을 연기했다. 그는 손예진과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같이 촬영하다 보니 저렇게 재밌는 사람인지 몰랐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전미도 역시 "우리 둘 다 손예진의 팬이었다. 우리가 아무래도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손 선배', '손 프로' 하면서 많이 가르쳐달라고 했다"라고 거들었다.

세 사람은 이미 '진짜'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다고. '서른, 아홉'에서도 이 같은 케미스트리가 느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 배우는 "친해지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건 없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나중에는 서로 만나자마자 수다를 떨 정도로 친해졌다"라고 말했다.
손예진은 "저희는 일단 '찐'이다. '찐친'이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애정을 드러냈고, 전미도는 "제가 워맨스 드라마를 자주 보지 못했지만, 저희가 나이가 제일 많지 않을까 싶다. 연륜이 있는 워맨스, 농도가 짙은 밀도 있는 워맨스를 기대하셔도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지현은 "현실의 워맨스도 있는데, 과거 장면들이 나온다. 아역 친구들도 있는데, 저희가 특별히 과거에 어려 보이는 분장을 하고 찍은 장면들이 일화로 들어간 장면들이 몇 장면이 된다. 찍으면서도 웃겼다. 각자 어려 보이게 해서 모였는데 애처롭기도 했다.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그런 장면들도 보시면 소소한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손예진은 '서른, 아홉'이 개인의 감상을 통해 작품이 가지는 의미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홉수 얘기를 하지 않나. 저는 20대에 배우가 됐을 때 서른 이후 마흔이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고 고민도 상상도 못해봤다. 어느덧 마흔이 넘어갔는데 생각해보면 나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든다고 성숙한 어른이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고등학교 때도 떡볶이 먹었는데, 마흔에도 먹을 줄 몰랐다고 하는 거랑 같은 것 같다.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앞에 붙은 숫자만 많아진다.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하루 자신을 생각하고 서로 느끼며 성장하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서른, 아홉'은 오늘(16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