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강국 진입을 위한 제언] 정부·업계 소통의 장···해운사 금융지원 두고 열띤 토론

2022-02-16 16:40

해운업계가 국적 해운사 부채비율을 높게 책정하는 회계제도로 인해 글로벌 선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관계 부처는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다양한 해운사의 성격에 맞는 부채비율 감소 방안을 검토하고, 업계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해운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지속 성장 포럼’에서는 김인현 고려대 교수를 좌장으로 정부와 업계가 국적 해운사의 애로사항을 듣고 답하는 토론 시간이 마련됐다.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해운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지속 성장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양진호 대한상선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해운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지속 성장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먼저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는 “우리 해운사들의 운송능력은 인정받았지만 추가 수주에 있어 신용등급이 부담”이라며 “바뀐 회계제도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이 컨테이너선 위주로만 진행된 것도 문제”라며 “벌크선 등 전용선사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회계 기준 상 광산업, 리스 등에 대한 예외조항이 있음에도 우리 정부가 이를 적극 활용하지 않는 부분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 선박 리스가 부채비율로 잡히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리스로 인한 부채비율이 높아 외국계 은행에서 조달을 할 때 불리하다"며 "해운업계가 선박 리스를 부채비율에서 제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작업으로 4~5년이 걸린다. 정부도 함께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진호 대한상선 대표는 우리 해운사들의 이자비용 부담에 대해 언급했다. 양 대표는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동안 0.64%나 뛰었다”며 “원가 비중이 커져 원가 경쟁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계 부처가 해운사들의 이자를 낮추는 노력을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 역시 정부 지원이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것을 문제 삼으며 선사별로 차별화한 금융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 물동량에서 벌크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음에도 정부는 컨테이너선에만 집중한다. 선종별로 시황이 다르고 재무저 상황이 다른 만큼 지원방향성이나 방법론이 달라야 한다"며 "해운업이 어려움에 처할 때 임시적인 대증요법이 아닌 금융비용을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만욱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에 대해 허만욱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은 “민간 부문의 투자가 전체 중 10% 밖에 안 돼 우리 해운사들의 선박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조세리스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은 줄이고 민간 투자는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연근해 선사나 전용 선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HMM에만 정부 지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실제 지난해 6조원 정도 지원이 투입됐고 50% 정도인 3조원이 HMM에 들어갔다. 향후 HMM에 대한 지원은 점차 줄고 연근해·전용 선사 지원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도 해운업계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를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신진창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은 “우리는 해운사에 대한 금융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관점과 해운산업 구조조정이 있을 때 합리적 구조조정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보고 있다”며 “현재 기존 선박금융 지원 외에 2차 지원프로그램도 유관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후 선박 교체, 국제해사기구(IMO) 규제에 따른 선박 신조 등도 지원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개별적으로 해운사 등이 갖고 있는 선박을 이용한 구조조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업 자산 매각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순영 수출입은행 해양금융단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수출입은행은 신용등급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글로벌 해운 경쟁력을 제고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정순영 한국수출입은행 해양금융단장은 “머스크 등 해운사를 빼고는 글로벌 해운사들의 부채비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국내 해운사가 더 높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신용등급 외에 다방면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해운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지속 성장 포럼'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