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 초거대 AI 기반 가상 예술가 '틸다' 공개

2022-02-15 11:27
야심작 '엑사원' 통해 구현한 첫 번째 AI 인간...뉴욕 패션 위크서 데뷔

LG가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을 통해 구현한 첫 번째 AI 인간을 공개했다. 지난해 5월 공언한 ‘디자이너와 협업이 가능한 창조적 초거대 AI 개발’을 실현한 것이다.

LG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뉴욕 패션 위크’에서 세계 최초 초거대 AI 기반 예술가 ‘틸다(Tilda)’를 14일(현지시간) 대중에게 선보였다.
 
“꽃을 그리고 싶어. 금성에 핀 꽃을”
틸다는 지금까지 나온 가상 인간들과 달리 스스로 학습해 사고하고 판단하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없는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고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

뉴욕 패션 위크에 참가한 틸다는 디자이너 박윤희씨와 협업을 통해 ‘금성에 핀 꽃’을 주제로 200여개 의상을 선보였다. 협업은 틸다가 직접 창작한 3000장이 넘는 이미지와 패턴을 제시하면 박씨가 이에 영감을 받아 의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한 이번 컬렉션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기의 대부분이 이산화탄소로 구성돼 생명체가 살 수 없다.

틸다는 지구도 계속해서 환경이 파괴된다면 언젠가 금성처럼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동시에 희망을 상징하는 꽃을 제시해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LG 측은 설명했다.

이렇게 구성된 ‘그리디어스 바이 틸다(Greedilous by Tilda)’ 컬렉션은 뉴욕 패션 위크의 중심 무대인 스프링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LG는 틸다가 텍스트로 된 콘텐츠를 창작해온 기존의 초거대 AI를 뛰어넘어 시각 분야로 창작의 범위를 넓히고 실제로 활용한 최초의 사례라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입력된 언어의 맥락까지 이해해 기존에 없는 이미지를 창작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라는 점도 기존 AI와의 기술적인 차이점이다.

틸다는 패션 위크 일정을 마무리한 뒤 독자적인 친환경 패션 브랜드를 출범시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해서 국제 사회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LG가 공개한 초거대 AI 기반 예술가 ‘틸다’가 ‘금성에 핀 꽃’을 주제로 창작한 패턴 이미지 [사진=LG]

역량 입증한 엑사원, 응용처 확대 전망
틸다가 이처럼 스스로 창작할 수 있는 것은 말뭉치 6000억개 이상, 텍스트와 결합된 고해상도 이미지 2억5000만장 이상 등 세계 최대 수준의 데이터를 학습한 엑사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AI 연구원은 틸다를 시작으로 향후 제조·연구·서비스·교육·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돕고, 인간과 협력하는 전문가 AI 휴먼을 만들 계획이다.

박씨와 틸다의 이번 협업을 통해 AI가 인간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AI 휴먼이 ‘전문성을 갖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로 발돋움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엑사원은 언어와 이미지 간 양방향 데이터 생성을 최초로 구현한 초거대 AI로 이번 뉴욕 패션쇼는 엑사원 기반의 AI 휴먼 엔진을 탑재한 틸다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며 “인간과 협력하는 ‘상위 1% 전문가 AI’의 또 다른 형태인 틸다를 통해 다양한 협업 모델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틸다가 창작한 패턴 이미지를 확장해 제작한 의상 [사진=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