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CC, 잠정실적 발표 건너뛴다…고용유지지원금 중단 초읽기

2022-02-13 09:17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대다수 LCC가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고 내달 사업보고서로 실적 공개에 나선다.

LCC들은 그동안 2월마다 전년도 잠정 실적을 공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적자 상황이 이어지자 잠정실적 발표를 건너뛰었다는 관측이다. 공시 규정상 잠정실적 발표는 의무가 아닌 자율공시 사항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한항공은 지난달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화물 운송 덕분에 1조4644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실적 증가를 예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달 중순 잠정실적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제주항공은 2473억원, 진에어는 1533억원, 티웨이항공은 1186억원, 에어부산은 147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영업적자 규모는 제주항공 3313억원, 진에어 1847억원, 티웨이항공 1736억원, 에어부산 1886억원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국내선 여객수는 지난해 10월 331만4000명, 11월 329만7000명, 12월 295만7000명을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315만4000명으로 전달 대비 6.6%, 전년 동월 대비 115.6%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선 여객수가 나아져도 LCC마다 국내선 운항 확대로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운항은 재개가 여전히 지지부진하며, 그동안 쌓인 적자 규모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종료를 앞두고 있어 위기 타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3년 연속 고용유지지원금 제공을 제한하고 있어 2020년 초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LCC들은 원칙적으로 다음 달부터 지원이 어려워진다. 다만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3년 연속 지원이 가능하다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진에어 노조와 제주항공·에어부산 조종사 노조 등은 지난 1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연장을 촉구한 바 있다.

박상모 조종사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화물영업이 불가한 저비용항공사들은 유상증자와 대출로 연명해 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면서 “위기의 LCC들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아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