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보이는 LCC 적자… 올해 갚아야 할 빚만 7440억

2022-01-12 05:00
팬데믹 장기화로 여객수요 급격히 위축
코로나 발생 1년만에 매출액 70% 감소
화물사업도 어려워 수익성 개선 역부족
무착륙여행 등 타개책 내놔도 성과 한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올해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적자가 예고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요 LCC가 올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과 리스비용이 744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최근 2년 동안 적자를 누적해온 LCC들이 올해 생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LCC의 고난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19로 여전히 여객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화물사업이 어려운 LCC가 수익성 개선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현재 대한·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다수의 화물전용기를 보유하고 있어 화물 부문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 여객기 위주의 기단을 구성한 LCC는 변신이 쉽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LCC가 항공기의 일부를 화물기로 개조하더라도 수송규모나 운항거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단기적으로 화물수요가 높은 미주 유럽향 화물사업을 영위하기가 불가능한 탓이다.
 

[사진=각 사]

이를 감안하면 최근 2년 동안 악화된 적자의 늪을 올해도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플라이강원 등 LCC 5개사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91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 기준으로도 6829억원의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들 LCC 5개사의 매출액도 대폭 줄었다. LCC 5개사 매출액 합계는 2019년 3조7309억원에서 2020년 1조1109억원으로 70.22% 줄었다. 지난해 누적 3분기로는 6202억원으로 감소세를 유지했다.

문제는 영업 실적이 악화되는 올해에도 대규모 빚을 갚아야 한다는 점이다. LCC 5개사가 올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지난해 9월 말 기준) 규모는 36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LCC 5개사가 항공기 운영 등에 필요한 리스비용도 최소 378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를 종합하면 올해 갚아야 할 빚의 규모가 최소 744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사진=각 사]

항공업계에서는 3년 연속 코로나19의 악영향이 유지되면서 올해 LCC가 재무건전성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다수 LCC가 지난해부터 교대로 직원 무급 휴가제를 도입하는 등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라 현재 시점에서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실제 LCC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국제선 운항 이외의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국내선 비즈니스 좌석 도입, 무착륙 여행, 기내식·유니폼 판매, 비행기 카페 등의 사업이 눈에 띈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애초에 국내선도 여객 수요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라 고객을 찾기 어려운 탓이다.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여객 수요 위축이 3년 동안이나 지속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올해 코로나19 종식 등의 큰 호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상당수 LCC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주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