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에도 SMIC 사상 최대 실적.. 올해 6조원 공격적 투자 예고

2022-02-13 09:35
지난해 4Q 매출 사상 첫 100억 위안 돌파…53.8%↑
美 제재, 반도체 주문 폭주에 성숙공정 '초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가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에 따르면 SMIC는 지난 10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보고서에서 지난해 매출이 356억3000만 위안(약 6조7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어났으며, 순익은 148% 급증한 107억3300만 위안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 위안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MIC는 4분기 매출이 102억6000만 위안으로 53.8%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익은 34억1400만 위안으로 172.7%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은 35%로, 전 분기 대비 1.9%p 올랐다.

SMIC는 제품 포트폴리오 변경 및 평균 판매단가 상승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대란에 주문이 폭주하면서 SMIC는 첨단 선진공정보다는 성숙공정에 초점을 맞춰 자동차,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 스마트폰 카메라 등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는 구형 반도체 칩 생산에 주력해왔다. 

SMIC는 올해 실적 전망도 밝게 내다봤다. SMIC는 실적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5~17% 증가하고, 매출총이익률이 36~38% 달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올 한 해 실적 증가율이 동종업계 평균치를 웃돌 것이라고 전했다.

공격적인 투자도 예고했다. 자오하이쥔 최고경영자(CEO)는 SMIC가 건설 중인 생산력은 여전히 수요의 10%에 못 미친다며 올 한 해 자본지출(투자액)은 50억 달러(약 6조원)에 달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해 자본지출(45억 달러)을 웃도는 수치다.

이날 실적보고서에선 미국 제재 여파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SMIC는 공급업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긴 하지만 미국 제재가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매우 크다며, 올해 전체 사업 계획 목표치는 미국 제재 여파를 모두 고려해 설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2020년 SMIC를 상무부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리며 SMIC는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ASML로부터 장비를 공급받지 못하는 등 첨단공정 도입에 차질을 빚어왔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SMIC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첨병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대만의 시장조사기업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MIC의 지난해 1분기 매출 기준 순위는 세계 5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