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부드럽게" 코로나 검사 중 폭언 '징역형'...의료진, 극단선택 시도
2022-02-11 09:16
코로나19 검사받는 시민(위 사진은 아래 본문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아주경제 DB]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이동희 판사)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에서 A씨를 구속하지는 않았다.
A씨는 2020년 12월 11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던 중 간호사 B(31)씨에게 욕설을 하며 아크릴 벽을 손으로 치는 등 난동을 피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가 검사를 위해 코에 면봉을 집어넣으려 하자 "야 XX 부드럽게 하라고"라며 욕설하고 "말귀를 못 알아먹냐", "너 공무원이지? 내가 민원 넣으면 너 잘려"라며 폭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A씨의 모욕적 발언에도 "선생님 코 검사가 많이 불편하다. 한 번만 참아달라"며 침착하게 대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진료실 내 음압실과 양압실을 분리하는 아크릴 벽을 손으로 치는 등 B씨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B씨는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고 선별진료소 근무를 중단하고 며칠 후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는 등 현재도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항의한 것일 뿐 욕설이나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욕설하고 공무원의 지위에 대해 협박을 하며 검사실 벽을 주먹으로 내리치는 등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는 코로나 발생 초기에 대구로 의료지원을 갔고, 이후에도 선별진료소에서 다양한 항의를 받으면서도 묵묵히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의료인"이라며 "피해자의 (현재) 상태는 A씨가 보인 표정과 행동으로 인해 받은 충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피해가 커 A씨가 벌금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죄질이 나쁘고 피해가 크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