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은행권 가계대출 4000억원 ↓…사상 첫 두 달 연속 감소세
2022-02-10 12:00
은행권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세와 금융당국 고강도 대출규제 속 성과급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대출 감소세가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 기업대출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106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가계대출 규모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 전환한 전월(-2000억원)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감소세에는 대출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 외에도 명절 상여금과 성과급 등 계절적 요인도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2조6000억원 감소했다. 대출금리 상승과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지속,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 명절 및 성과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 등이 맞물려 전월에 이어 1월에도 역대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황 차장은 "1월 가계대출은 설 연휴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로, 추세적으로 감소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기업대출의 경우 1월 들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항목 별로는 대기업대출이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영향으로 4조원 가량 확대 전환해 18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사상 최대규모다.
한편 1월 가계대출 규모는 은행권 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서도 감소세를 나타내 이른바 '풍선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제2금융권에서의 가계대출 규모는 3000억원 감소했다. 상호금융에서 1조1000억원 급감했다. 반면 보험사와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에서는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5000억원씩 늘었다.
당국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폭이 소폭 확대되긴 했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고 기타대출 역시 설 상여금 유입 뿐 아니라 올해 초부터 시행된 DSR 규제 영향으로 상당폭 축소됐다"면서 "올해에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안정적 수준으로 관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