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업체들 "애플 넘자"... 하이엔드 전략 강화하지만 "역부족"

2022-02-09 15:43
레이쥔 "3년 내 중국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서 1위하겠다"
비보ㆍ오포도 고급화 전략 강화 나서

[사진=샤오미]

“하이엔드 전략을 확고부동하게 시행할 것입니다.”

9일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가성비’의 대표 브랜드인 샤오미는 최근 휴대폰 시장에서 고급화 전략을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 이를 훨씬 더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샤오미 외에 비보(vivo), 오포(oppo) 등 다른 휴대폰 브랜드도 최근 가성비를 앞세우지 않고 고급화 전략에 더 치중하는 분위기다. 다만 하이엔드 시장에서 애플의 입지가 워낙 확고해 중국 제조업체들의 고군분투가 먹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샤오미 "애플 벤치마킹해 애플 뛰어넘을 것"

레이 회장은 웨이보를 통해 “샤오미는 최근 신년을 맞아 전략 세미나를 열고 중요한 회의를 개최했다”며 “이에 따라 샤오미는 공식적으로 고급화 전략 실무부서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전략을 바탕으로 제품과 운영은 애플의 아이폰을 벤치마킹할 것”이라며 “3년 이내 중국 내 하이앤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장기적인 전략과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연구개발 비용에 1000억 위안을 쏟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는 최근 2년간 스마트폰 분야에서 하이엔드 길을 걸어왔고 이제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며 “차츰 애플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오미는 지난해부터 중국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화웨이의 부재를 틈타 중국 내에서는 고급화 전략, 유럽·동남아 등에서는 가성비 전략을 앞세우며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은 12%로 애플(22%), 삼성(20%)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 내에서의 입지는 다소 부족하다. 같은 기간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오포. 비보, 아너(Honor), 샤오미 순이다.

특히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막강하다. CINNO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000위안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85.6%에 달한다. 화웨이가 2위고, 나머지 기타 업체들의 총 점유율이 6.5%다.

◆하이앤드 스마트폰 시장서 애플 점유율 80% 이상 

이에 따라 샤오미뿐 아니라 주요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애플을 따라잡기 위한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오포와 비보도 자체 개발한 칩을 통해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포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NPU(신경망처리장치) ‘마리아나(馬裏亞納) 마리실리콘X(이하 마리실리콘X)’을 출시했고 비보도 최초로 자체개발 이미징 칩 V1을 출시했다.

후보산 비보 부사장은 지난해 말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래 스마트폰 브랜드가 경쟁에서 눈에 띄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과 연구개발”이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앞으로 비보가 하이엔드 시장에서 어떤 경쟁자와도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국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애플을 뛰어넘기는 버거울 것이라고 진단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우이원 애널리스트는 “오랜 시간 하이엔드 시장에서 애플이 축적해온 브랜드 파워는 매우 단단한 편”이라며 “국내 제조업체들에 대한 애플의 압력은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