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장세에 레버리지 투자는 '필패'

2022-02-09 06:30
하락장에선 두배 벌려다 손실만 두배
연초 이후 레버리지ETF 1조3171억 유입
돈 몰린 삼성KODEX레버리지ETF -15.68%

연초 이후 레버리지ETF 자금유출입·수익률 추이[출처=에프앤가이드]


올해 들어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매수에 나서자 증권가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오른다면 몇 배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질 때는 낙폭보다 더 크게 잃을 위험이 있는 상품이다.

특히 지수가 최근처럼 등락을 반복한다면 손실 규모는 더 커지는 구조다.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올해 레버리지 ETF 인기 급등··· 상승장 기대하지만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에 연초 이후 총 1조3171억원이 유입됐다. 

레버리지 ETF의 자금 유입 규모는 전체 ETF 유형 중 해외 주식과 퇴직연금에 이어 3위다. 지난 1년을 놓고 본다면 레버리지 ETF 인기는 11위로 떨어진다. 2년으로 놓고 본다면 자금 유입 규모 순위는 44위로 밀려난다. 1·2위는 변함이 없다.

레버리지 ETF 인기가 급등하는 것은 연초 이후 지수가 약세를 기록하자 상승장을 기대하며 과감한 베팅을 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레버리지 ETF로 쏠린 자금 대부분은 '삼성KODEX레버리지ETF'와 '삼성KODEX코스닥150레버리지ETF'에 집중됐다. 각각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의 일별 수익률을 두 배씩 추종하는 ETF다. 두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1조2630억원이다.

다만 수익률은 아쉽다. 삼성KODEX레버리지ETF는 연초 이후 15.68%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삼성KODEX코스닥150레버리지ETF'는 31.84%를 잃고 있다.

레버리지 ETF 중 연초 이후 수익을 내고 있는 상품은 해외 증시와 미국 선물시장에 투자하는 ETF뿐이다. 수익률은 2%대다. 나머지 레버리지 ETF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등락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에는 '악수'··· 떨어진 것보다 많이 올라야 회복

금융투자업계가 우려하는 지점도 수익률이다. 최근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레버리지 ETF 투자 시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졌다가 다시 원금을 회복하더라도 상품 수익률은 여전히 손실로 남는다.

모든 투자는 하락장에서 원금이 깨졌다면 이후 기초자산 지수가 낙폭만큼 다시 오르더라도 투자 원금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태라 떨어졌던 것보다 더 많이 올라야 원금이 회복된다. 레버리지는 그 차이가 두 배다.

일반적인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이틀간 20% 하락하고 하루 동안 25% 올라야 다시 원금이 회복된다. 하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여전히 10% 손실로 남는다. 만약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었다면 손실률은 -30%나 된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총 24거래일 중 10거래일 오르고 14거래일 내렸다. 코스닥도 7거래일 동안 오르고 17거래일은 떨어지는 등 약세장이 더 많은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렇게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면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은 크게 악화된다. 단순히 하락장이 올 때마다 초기 투자 원금이 줄고 이보다 더 큰 상승장이 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지수가 원금이 되더라도 레버리지 ETF는 손실인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부정적인 복리 효과가 누적되어 생기는 변동성 손실 때문"이라며 "급변동 장세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할 때는 장기 투자가 아닌 단기 투자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