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이어 커피도 이중가격…매장선 1500원·배달땐 2000원
2022-02-09 06:00
햄버거에 이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에 차이가 벌어지는 이른바 '이중가격'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커피 가격 인상까지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이 감내해야 할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비합리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9일 본지 취재 결과 메가커피, 매머드커피, 컴포즈, 더벤티 등 주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일부 매장은 같은 상품인데도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을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메가커피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을 때 배달 주문 가격과 매장가가 500원 정도 차이 난다. 컴포즈커피와 더벤티도 모든 메뉴의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500원씩 더 비쌌다.
이중가격이 문제 되는 것은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돼 있다 보니 많이 주문할수록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실제 메가커피에서 아메리카노 5잔을 주문했을 때 매장에서는 7500원이면 가능하지만 배달 시에는 1만원으로 2500원 더 비싸다. 여기에 배달료까지 더해지면 매장에서 주문할 때보다 2배가량 금액을 더 지불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발생한다. 매머드커피도 카페라테 5잔을 주문하면 매장에서는 9500원이면 가능하지만 배달 시에는 1만4000원으로 4500원 더 비싸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가격을 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햄버거를 포함한 외식업계에서도 동일한 메뉴인데도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이 더 비싸게 책정돼 '이중가격'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대표적으로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배달 가격이 매장 구입 가격보다 최대 3100원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햄버거 세트를 더 많이 구입할수록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4000원 이상 차이 났다. 당시 배달료(2000~3000원)보다 돈을 더 내는 셈이다.
이에 KFC는 전 매장에서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판매 가격과 동일하게 적용했고, 롯데리아도 지난해 10월부터 이중가격을 없애고 최소 주문 금액을 1만3000원에서 9000원으로 낮추면서 거리에 따른 배달비를 받고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여전히 이중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는 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며 "음식값과 기타 부대비용, 서비스료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내가 어떤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는지 소비자가 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들쑥날쑥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게 되고 잠재적으로 고객 신뢰를 잃게 되는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