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업용 부동산 전망]제2 판교 찾아라…성수·을지로·G밸리 뜬다

2022-02-08 06:00
가산·구로, IT기업 밀집해 인력 채용 쉬워
성수, 강남권·도심 접근성 뛰어나

[그래픽=알스퀘어]

서울 성수동과 가산·구로디지털단지(G밸리), 을지로가 '포스트 판교'로 급부상 중이다. IT기업과 스타트업이 선호하는 강남 테헤란로와 경기도 판교 사무실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탓이다. 강남과 판교는 코로나19에도 '부르는 게 값'인 임대인 우위 시장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7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에서 오피스를 이전한 고객사 중 약 20%가 성수동과 시청·광화문·을지로 등 도심업무권역(CBD), G밸리를 1순위 이전 희망지로 꼽았다. 이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한 사례도 2020년보다 3배가량 늘었다.

서울에서 IT 기업이 밀집한 지역은 전통적으로 강남·서초와 서남부권의 가산·구로디지털단지였다. 업종이 비슷한 기업이 밀집돼 커뮤니케이션과 개발자 채용이 쉽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구 G밸리에 위치한 넷마블 신사옥 'G타워' 조감도 [사진=넷마블]

강남·서초는 지금도 IT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지만 2010년대 초반 판교가 부상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잃었던 가산·구로디지털단지가 최근 다시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강남·판교에 빈 오피스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을 통해 강남권 이동이 쉽고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넷마블이 구로디지털단지에 신사옥 'G타워'를 짓고 입주를 마쳤다. 엔씨소프트·넥슨 등 다른 대형 게임회사 사옥이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성수동 일대도 '포스트 판교'로 떠오르고 있다. 쏘카와 SM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12월 준공된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 입주했고, 판교와 서초 등에 사무실이 분산된 크래프톤은 성수 사옥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성수동은 2호선과 분당선을 통해 강남권과 시청·을지로·종로 일대를 오가기 쉽고, 첨단 기업이 몰리면서 집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를 뚫고 MZ세대가 선호하는 리테일 상권이 형성되면서 직원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포와 인쇄소, 경공업 공장 등으로 붐볐던 을지로도 최근 인기 업무 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게임업체 컴투스는 최근 1559억원을 들여 을지로3가 신사옥 설립 계획을 밝혔다. 신사옥은 약 1만㎡ 대지에 연면적 10만㎡ 이상 규모로 건설된다. 입주 시기는 2026년이다.

알스퀘어가 벤처기업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소재 벤처기업은 1만418개로 집계됐다. 벤처기업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강남구(2276개)다. 이어 △금천구(1362개) △서초구(995개) △구로구(733개) △마포구(753개) △성동구(727개) 등 순이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실장은 "IT 기업의 1지망 선호지는 여전히 강남권이지만 최근 수급 불균형으로 오피스 확보가 쉽지 않아 성수, 가산·구로 등을 차선책으로 꼽는 고객사가 많다"며 "IT 기업이 입주하기에 용이한 환경이 갖춰져 있고, 지하철역이 가까워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편한 곳으로 기업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