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안내에 욕하고 때리고...자영업자 '두번 눈물'

2022-02-07 14:36
"웃으며 불평은 양반...짜증내고 육두문자"
"손님들 불편해하고 영업방해에 난처"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6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 회원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먹자골목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반발하며 집단 소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방역수칙을 안내, 준수하는 과정에서 이에 반발한 고객들이 폭행과 욕설을 일삼는 사례들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는 방역정책에 한번 울고, 방역정책에 불만을 터뜨리는 소비자에 두 번 우는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의 한 김치찌개집 사장 A씨는 최근 손님이 오면 긴장이 된다고 털어놨다. 손님에게 거리두기 정책을 지켜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일부 고객이 이에 저항하며 가게에 작은 소란이 일었던 경험이 있는 탓이다.
 
A씨는 “QR코드 등을 확인해 달라고 하면 종종 짜증을 내거나 심하게는 육두문자를 뱉는 손님이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웃으며 ‘저희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하는 게 전부다. 다른 손님들도 불편해하고, 저희도 영업에 방해가 돼 난처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설렁탕집 사장 B씨도 “손님 대부분이 방역수칙을 잘 따라주지만 안 그런 손님도 있다”며 “방역패스 등에 대해 한참을 비판하다 직원들에게 화내고 나가버리는 사람도 하루에 한두 번은 마주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웃으며 불평하는 건 양반”이라며 “약주 한잔하신 분들은 제어하기 힘들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이 자영업자를 폭행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경기 김포시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영업 제한 시간이 지나 나가 달라는 사장을 폭행한 50대 남성 C씨를 체포했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후 9시가 넘어 영업할 수 없다고 말한 것에 화가나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들의 가게 영업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넘겨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9~10월 2개월간 ‘생활 주변 폭력’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에 따르면, 방역적 폭력사범은 총 377명이 검거됐다. 마스크 착용 관련 폭력이 265명, 영업시간·모임 인원 제한과 관련해 업주나 종업원 등을 폭행하고 업무를 방해한 경우가 73명이었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는 거리두기에 따른 매출 감소를 견디며 거리두기를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며 “정부 방역정책과 소비자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처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