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살해미수 '인면수심' 40대, 징역 10년→7년...이유는

2022-02-03 09:32

[사진=연합뉴스]

빚 독촉에 시달리다 부모를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40대가 2심에서 징역 7년으로 감형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A(42)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수년 전 실직한 A씨는 부모님과 함께 살며 대출금으로 생활을 이어왔다.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독촉 전화에 시달리던 A씨는 자신의 채무가 부모에게 떠넘겨질까 우려해 부모를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결국 A씨는 지난해 7월 미리 준비한 둔기로 화장실에 있던 아버지 B(76)씨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고 이를 말리는 어머니 C(65)씨도 때리는 등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질렀다.

부모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각각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범행 중 짖는 것을 막으려 키우던 개도 미리 목을 졸라 죽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이기도 한 피고인의 부모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범행의 행위태양과 수법의 위험성이 상당하고, 그 결과도 중하다. 계획적으로 범행했고, 동기에 별달리 참작할 사유도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존속의 생명을 침해하려 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어머니가 항소심에서 A씨를 용서하고 선처를 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감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