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핑퐁만 하다가 설 밥상머리 '양자 토론' 걷어찬 李·尹…책임론 '후폭풍' 불가피
2022-01-31 17:06
성일종 "민주당 협상단 오지 않았다" vs 고용진 "일방적인 주장"
뚜렷한 방안 없이 지루한 '네 탓' 공방…설 전 '국민 피로도' 높여
뚜렷한 방안 없이 지루한 '네 탓' 공방…설 전 '국민 피로도' 높여
여야 대선 후보들이 '네 탓' 핑퐁만 하다가 설 밥상머리 민심을 가늠할 기회를 걷어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토론 방식을 둘러싼 공방 끝에 양자 토론이 무산돼 양측 모두 책임론을 비롯한 '후폭풍'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성일종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은 31일 "민주당 협상단은 오지 않았고, 박주민 단장은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성 단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료 없이 하는 토론'을 고집하고 있는데 도대체 자료 없이 하는 후보 토론이 전례가 있나. 왜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리는 것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토론회에서 또 말재주를 부릴 때 정확한 팩트를 제시하며 반박해야만 진실을 밝힐 수 있다"라며 "'자료 없는 토론'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곧 이 후보가 이번 양자토론에서도 거짓말로 일관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날 세워 비판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도 "자료 지침을 봉쇄하는 것은 토론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민주당 측이 윤 후보를 향해 '자료를 숙지해서 '무(無)자료'로 하자'고 한 것에 대해선 "(이 후보의) 범죄와 관련된 행위와 관련된 자료를 갖고 갈 것이고 그렇지 않은 자료는 윤 후보가 안 가지고 갈 것이다. 그걸 왜 갖고 가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고 본인이 메모할 수 있는 것이다. A4 메모를 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양측은 전날만 해도 국회에서 두 차례 회동하며 이견을 조율했다. 협상이 무산된 결정적 계기는 '자료 지참'을 두고 벌어진 이견이다. 양측이 뚜렷한 방안 제시 없이 '네 탓' 공방만 벌여 설 전 국민 피로도만 높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윤 후보 측이 주장한 요구를 수용한 만큼 국민의힘 측이 토론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주제 없는' 토론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가 요구한 모든 조건을 전부 수용한 것"이라고 했다.
고 대변인은 "윤 후보 측이 자료반입을 요구하며 손바닥 뒤집듯 자신이 한 말을 바꿨다"라며 "차라리 '삼프로TV'에서 밝혔던 것처럼 정책토론은 할 생각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라"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주제 없이 (토론을) 하자고 해서 동의하는데 자료를 들고 와서 무슨 검사 심문하듯이 써준 거나 읽으려고 하는 토론은 의미가 없다"고 성토했다.
성 단장이 전날 자정까지 기다렸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권혁기 민주당 공보부단장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토론) 무산 선언을 자기네가 하려나 본다"라며 "저쪽(국민의힘)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