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중동 순방단 일부 확진자 발생…'은폐 논란' 증폭

2022-01-28 09:39
순방단에 별도 주의 공지 없이 언론 취재 통해 사후 확인
"방역 조치 완료…文 재택근무·신년 회견 불발과 무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1월 22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중동 3개국 순방을 동행했던 수행원과 취재진 일부가 귀국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순방에서 귀국한 뒤 실시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에서 경호처 인원 등 순방단 일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확진자 조치 상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은폐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확진자 및 방역 상황을 순방단에게도 공유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경호처 인원이라면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와의 접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을 근접 수행했던 밀접접촉자에 대한 일주일간 전원 재택근무 조치로 추가 확산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순방에서 귀국한 뒤 사전 예고 없이 3일간 재택근무를 실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방역 지침에 따라 귀국 후 사흘간 관저에서 재택근무를 실시한다고 지난 24일 사후에 공개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 대통령 확진자 밀접접촉설과 관련해 방역당국의 권고사항을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후 출입기자단에게 공지됐던 신년 기자회견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취소 배경은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대응을 이유로 들었다. 대선 이후 퇴임 기자회견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일방적인 통보였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전날 이와 관련해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 전화인터뷰에서 “일단 오미크론 대응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고 또 이후에 대선이 바로 있어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다”면서 “아무래도 좀 더 논의는 해봐야겠지만 취소라기보다는 조금 뒤로 밀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년 기자회견을 일방 취소한 배경을 두고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방역, 남북 관계 등 뚜렷한 국정운영 성과가 없다는 것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청와대는 ‘상황이 엄중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최근 마지막이 될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까지 취소했다”면서 “실정으로 가득한 정권의 상징인 대통령을 최대한 등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작년 5차례 순방에서는 귀국 후 ‘순방은 공무’라는 이유로 격리를 일절 하지 않다가 이번에는 중동 순방 후 이례적으로 3일간의 자택 격리를 마치고 지난 26일에야 모습을 드러냈다”면서 “숨김없이 국민 앞에 소상히 그 이유와 경위를 밝히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