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만신창이 여행업계,'산소호흡기' 달아줄 대선 후보는 어디에?

2022-01-26 05:26

절골지통(折骨之痛).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한 고통을 이르는 사자성어로, 국내 여행업계를 대변하기에 딱 적당한 말이다. 코로나19 사태 2년, 희망과 절망을 반복하며 국내 여행업계는 만신창이 상태다. 하늘길도 다시 닫히고, 국내 여행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돌파구도 더는 보이지 않는다.
 
뻔한 하소연을 구구절절 늘어놓으려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여행업계가 더하다고 엄살을 부리고 싶지도 않다. 다만 적어도 큰 피해를 받은 곳 중 하나라면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특히 정부는 관광사업을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현재 대부분 여행업체가 개점휴업 중이다. 통계로도 드러난다.
 
2020년 12월 기준 여행업 사업체는 1만6660개로 전년 대비 8.6%(1563개) 줄었고, 종사자는 6만1784명으로 전년 대비 40.2%(4만1527명)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보면 더 많이 악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행업이 무관심 속에 소멸돼 가고 있다는 뜻이다.
 
일단 정부가 ‘산소호흡기’라도 지원하고, 연명이라도 시켜 놔야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영업정지를 강제하는 행정명령이 없었기 때문에 간접 피해 업종이라며 손실보상 업종에서 여행업계를 제외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여행업계의 상실감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여행업계가 차기 정부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그렇다고 차기 정부 대선 후보들에게 답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여행업계에 대한 홀대가 이어질까 우려된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여행업계 지원이나 회복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언하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단체 대선 후보 간담회에서 간접적으로 지원을 약속한 게 전부다.
 
이날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계는 손실보상도 안 되고 금융 보상에서도 제외돼 정말 너무 힘들고, 체감으론 경영 파탄 수준”이라며 “매출이 90% 이상 줄었고, 가장 속상한 건 살펴주지 않음에 버려졌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이 후보는 “내부적으로 계획해 놓은 것은 있지만 이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얼마를 지원할 것이고 보상할 것인지 총액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밝히면 싸움이 될 것 같아서 말하지는 않겠지만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 같은 언급조차 아직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박2일 일정으로 충남을 방문한 첫날인 지난 7일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사기”라며 다른 후보와 다소 차별성을 뒀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 말고도 공연예술이나 여행업계 등 손님이 줄어든 어려운 업종부터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집중적으로 재난지원금 드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행업계로서는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제 막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상황이라 어느 후보가 더 좋은 여행업계 지원 정책을 낼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여행업계에도 조금 더 귀를 기울여 줬으면 한다. 지금도 많은 업계 동료가 “살길을 열어 달라”며 길거리에서 간곡하게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이들의 외침이 후보들 마음에 조금이라도 닿길 바란다.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