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보호' vs '감염병 위험'..타투 합법화 뜨거운 찬반 논쟁
2022-01-25 15:23
정치권에서도 타투 합법화 추진
한국타투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타투 및 반영구 시술 종사자 수는 25만명, 이들에게 시술을 받은 사람은 1300만명이 넘고 시장규모는 총 1조 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해 6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총 응답자 1000명 중 눈썹·아이라인 등 반영구 화장 문신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은 28%, 이외 신체 일부에 타투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5%였다.
타투를 의료행위로 규정한 1992년 5월 대법원판결 이후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은 불법으로 간주됐다. 당시 대법원은 “피부 진피에 색소가 주입될 가능성이 있고, 문신용 침으로 인해 질병 전염의 우려가 있다는 점”에 근거해 타투를 의료행위로 판단하고, 의료면허 소지자에게만 타투 시술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제27조에 의거해 비의료인이 타투 시술을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만약 ‘영리 목적’으로 판단되면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기소가 이뤄지기도 한다. 또 공중위생관리법에서는 타투시술을 하는 공중위생영업소 등을 처벌하고 있다.
◆ 팽팽한 찬반의견... “개인 표현의 자유 보장해야” vs “각종 감염증 유발 원인”
현재 전 세계에서 타투가 불법인 국가는 사실상 한국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타투를 불법으로 규정했던 일본도 지난 2020년 9월 ‘타투는 의료행위가 아니며,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을 의사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최고재판소 판결이 나왔다. 의료면허 소지자가 아니어도 타투 시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정치권에서도 타투를 합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타투 합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문신을 산업으로 인정하고 관련 종사자들도 ‘불법 딱지’를 떼고 당당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타투 전체 시장규모는 약 1조 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거대한 산업이 됐지만, 의료법으로 문신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보니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된다”고 밝혔다.
타투 합법화를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타투 시술 과정에서 피부에 상처가 발생하는데 이를 통한 전염성 질환이나 혈액매개성 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타투의 여러 가지 의학적·사회적 부작용과 후유증을 고려하면 타투는 국가가 앞장서서 권장할 대상이 아니다”라며 “전염성질환과 감염질환을 예방하면서 비의료인에 의한 문신 시술을 잘 감독할 수 있을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판단을 요청했다.
박대영 변호사 (법무법인 케이엘에프)은 타투 합법화에 대해 “타투 합법화를 입법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법원이 타투를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례를 변경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타투 산업이 상당히 커졌다면 의료법을 개정하기보다는 타투와 관련된 새로운 관련 규정을 만드는 차원에서 법을 입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장기간 법안을 만들어 접근하는게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