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만 해도 저절로 염색이 되는 샴푸를 판매하는 모다모다가 원료를 이유로 판매 금지 위기에 처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예외조항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모다모다는 카이스트(KAIST)와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약학 및 독성학을 전공한 전문가들과 함께 자사 제품의 안정성을 입증하면서 식약처 주장을 반박했다.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와 모다모다는 7년간 공동개발에 착수해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를 선보였다. 이 샴푸는 과일의 갈변현상 원리를 이용해 염색 효과를 내는 기능으로 큰 소비자 호응을 얻어 지난해 8월 이후 150만병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식약처는 프로체인지 블랙샴푸 원료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에 대해 유전독성, 피부 감작성 등을 이유로 사용금지 원료로 지정하는 행정처분을 예고했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는 “식약처는 사전적 예방 조치라는 명목으로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국내 혁신기술을 좌절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행정 예고된 내용 중 THB 등은 예외조항으로 신설해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이해신 카이스트 교수는 “개발 단계부터 최근까지 수차례 공인된 임상기관을 통해 제품의 안정성을 입증해 왔고 식약처에도 해당 자료를 제출했다”면서 “블랙샴푸에는 THB 성분이 극소량 함유됐고 다른 폴리페놀 성분의 수용화를 돕는 역할을 하는 보조 성분일 뿐이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수의 연구를 통해 인체 세포에 무해함을 입증했다”면서 “독성이 강해 기존 염모제로 염색하는 게 불가능한 고령자나 알레르기 등 기저 질환자들의 노화 모발 관리를 돕는다는 제품의 의의가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혁진 이화여자대학교 약학과 교수도 “같은 보고서에서 THB가 염모제 성분과 같이 쓰일 때조차도 포유류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식약처는 이날 자료를 내고 “THB의 경우 유럽소비자안정성과학위원회에서 2019년 비임상시험 결과에 근거해 유전독성 등 우려가 있어 화장품에 사용이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유럽의 결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전문가 회의를 거쳐 THB 사용을 금지하는 개정안에 대해 행정예고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오는 17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견이 없으면 행정고시 6개월 후부터 해당 원료를 활용한 제품 생산이 금지돼 사실상 국내 판매가 불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