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재무건전성 악화…금리 상승 영향

2022-01-11 12:00
작년 9월 말 보험사 RBC비율 전분기 대비 6.4%p ↓

 

[사진=금융감독원 ]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당분간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RBC) 비율은 같은 해 6월 말보다 6.4%포인트 하락한 254.5%를 기록했다. 

RBC 비율이란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 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인 '가용자본'을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했을 때 손실 금액인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보험업법상 보험사는 RBC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는 RBC 비율 하락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생보사 평균 RBC 비율은 261.8%로 전 분기보다 11.1%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1.6%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생보사별로 보면 삼성생명과 한화·교보생명 등 생보사 빅3 모두 전 분기보다 RBC 비율이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전 분기보다 21.8%포인트 하락한 311.3%를 기록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역시 각각 8.5%포인트, 1.4%포인트 하락한 193.5%, 283.6%였다.

생보사 중 가장 낮은 RBC 비율을 기록한 곳은 DB생명이었다. DB생명 RBC 비율은 전 분기보다 6.2%포인트 하락한 155.3%를 기록해 당국 권고치(150%)에 근접했다. 이어 하나생명(162.6%)과 흥국생명(172.1%), ABL생명(180.4%)도 RBC 비율이 200%를 밑돌았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재무 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MG손해보험(100.9%)의 RBC 비율이 가장 낮았다. 이어 흥국화재(163.9%)와 KB손해보험(181.8%), 한화손해보험(191.3%), 농협손해보험(192.0%) 등 순이었다.

보험사 RBC 비율이 하락한 이유는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과 주식 등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해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은 평가이익이 감소한다. 줄어든 채권 평가이익은 고스란히 자본에 반영돼 RBC 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 기간 보험사의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은 전 분기보다 3조4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보험사가 확보해야 하는 보험위험액과 신용위험액 등은 오히려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 보험위험액과 신용위험액은 각각 3000억원씩 늘었다.

보험업권 안팎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올해 보험사의 건전성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해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은 평가이익이 감소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