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먹튀 논란' 류영준 카카오 CEO 내정자, 50일 만에 자진 사퇴
2022-01-10 13:22
카카오 이사회 "임직원 의견 반영해 사의 받아들여"
카카오페이 임원 스톡옵션 행사, 주식 대량매도 화근
젊은 리더십 평가받았으나... "새 리더십 찾아 재공시"
카카오페이 임원 스톡옵션 행사, 주식 대량매도 화근
젊은 리더십 평가받았으나... "새 리더십 찾아 재공시"
카카오 이사회는 이날 류 대표 내정자의 사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사회는 최근 ‘크루(카카오 임직원을 부르는 말)’들이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류 대표 내정자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지난달 10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취득한 회사 주식 44만933주(900억원)를 블록딜 방식으로 대량 매각해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의 주식 대량매도로 24만원까지 올랐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17만원대까지 떨어져 일반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1월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류 대표 내정자는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책임 경영’ 의지를 밝혔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익명 직장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블라인드 카카오 게시판엔 류 대표 내정자를 비판하는 직원들의 글이 쇄도했다. 노조도 류 대표 내정자의 퇴진을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최근 카카오페이 집단 블록딜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류 대표의 신임 카카오 대표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주주와 사내 구성원 신뢰 회복을 위해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1977년생인 류 대표 내정자는 2011년 카카오 창업 초기에 개발자로 입사해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했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국내 테크핀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2017년 1월부터 독립법인 카카오페이의 대표를 맡아 온·오프라인 결제, 송금, 멤버십, 청구서, 인증부터 대출, 투자, 보험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카카오 차기 대표에 선임된 것도 이 같은 공로에 더해 카카오의 기업 문화와 카카오톡, 커머스, 테크핀 등에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네이버처럼 카카오도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그의 대표 선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류 대표 내정자의 갑작스러운 자진 사퇴로, 카카오는 다시 차기 CEO 물색에 나서게 됐다. 류 대표 내정자는 오는 3월까지 카카오페이 대표 임기는 유지한다.
카카오 측은 “당사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자회사의 상장을 앞둔 카카오는 이번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도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