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피담보 채무 변경할 때 후순위 채권자 승낙 없이도 가능"
2022-01-09 12:36
"당사자 합의 만으로 효력 있기 때문"
토지 등 담보로 돈을 빌려준 상황에서 채무 범위를 바꿀 때는 후순위 저당권자 등 이해관계인들의 승낙이 없어도 채무자와의 별도 합의만으로 담보 채무의 범위를 변경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채권과 근저당권을 넘겨받은 한 유동화전문회사(SPC)를 상대로 농협은행이 낸 배당이의 소송에서 농협은행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A사는 2013년부터 소유 토지에 순차적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1순위 근저당권자(채권자)는 그 해 온렌딩(중개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지원) 시설 대출을 비롯해 대출 22건을 한 기업은행이 됐다. 2순위는 농협은행이 됐다. 3순위와 4순위도 기업은행이 됐다. 해당 토지 위에 있는 건물에도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그런 와중 A사의 대출금 변제에 문제가 생겼고, 기업은행은 2018년 토지와 건물 경매를 신청했다. A사는 토지, 건물, 기계 등 매각이 끝나자 경매법원은 배당금 73억여원을 채권자들에게 나눠줬다. 74억3000만원 가량의 채권을 가진 기업은행은 약 59억4000만원, 농협은행은 A사에게 총 24억2000여만원을 빌려준 터라 13억5000만원을 돌려받게 됐다.
농협은행은 기업은행에 간 배당금 중 4억4000여만원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고 이번 소송까지 이어졌다.
농협은행 측은 2014년 A사와 대출 약정을 체결하면서 토지에 2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향후 완공될 건물에도 2순위 등기를 하기로 했으나 A사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의 근저당권이 2013년 온렌딩 대출 채무에 한정되는데도 경매법원이 중소기업자금 대출을 포함해 기업은행에 채권최고액을 모두 배당해 농협은행은 채권최고액 중 4억4000만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채권최고액은 저당권자가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을 일컫는다.
기업은행의 채권을 넘겨받아 소송 피고가 된 SPC 측은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2015년 변경됐다고 맞섰다. A사와 기업은행이 최초로 근저당권을 설정할 때는 담보된 채무가 온렌딩 시설자금뿐이었지만, 2년 뒤 합의로 피담보채무의 범위에 중소기업자금 대출도 들어가게 됐다는 주장이다.
1심은 농협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기업은행 측이 근저당권 설정 계약서를 분실해 법정에서 제출하지 않았으나 통상적인 채권최고액 설정 방식 등을 볼 때 근저당권은 온렌딩 대출에만 잡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2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1·2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피담보채무의 범위를 변경할 때 후순위 저당권자인 원고의 승낙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피담보채무의 범위는 근저당권 등기사항에 해당하지 않아, 당사자 합의만으로 변경의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3년 기업은행과 A사가 최초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뒤 나중에 채무의 범위를 조정한 합의는 유효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후순위 저당권자 등 이해관계인은 채권최고액에 해당하는 담보 가치가 근저당권에 의해 이미 파악된 것을 알고 이해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이런 변경으로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채권과 근저당권을 넘겨받은 한 유동화전문회사(SPC)를 상대로 농협은행이 낸 배당이의 소송에서 농협은행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A사는 2013년부터 소유 토지에 순차적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1순위 근저당권자(채권자)는 그 해 온렌딩(중개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지원) 시설 대출을 비롯해 대출 22건을 한 기업은행이 됐다. 2순위는 농협은행이 됐다. 3순위와 4순위도 기업은행이 됐다. 해당 토지 위에 있는 건물에도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그런 와중 A사의 대출금 변제에 문제가 생겼고, 기업은행은 2018년 토지와 건물 경매를 신청했다. A사는 토지, 건물, 기계 등 매각이 끝나자 경매법원은 배당금 73억여원을 채권자들에게 나눠줬다. 74억3000만원 가량의 채권을 가진 기업은행은 약 59억4000만원, 농협은행은 A사에게 총 24억2000여만원을 빌려준 터라 13억5000만원을 돌려받게 됐다.
농협은행은 기업은행에 간 배당금 중 4억4000여만원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고 이번 소송까지 이어졌다.
농협은행 측은 2014년 A사와 대출 약정을 체결하면서 토지에 2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향후 완공될 건물에도 2순위 등기를 하기로 했으나 A사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의 근저당권이 2013년 온렌딩 대출 채무에 한정되는데도 경매법원이 중소기업자금 대출을 포함해 기업은행에 채권최고액을 모두 배당해 농협은행은 채권최고액 중 4억4000만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채권최고액은 저당권자가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을 일컫는다.
기업은행의 채권을 넘겨받아 소송 피고가 된 SPC 측은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2015년 변경됐다고 맞섰다. A사와 기업은행이 최초로 근저당권을 설정할 때는 담보된 채무가 온렌딩 시설자금뿐이었지만, 2년 뒤 합의로 피담보채무의 범위에 중소기업자금 대출도 들어가게 됐다는 주장이다.
1심은 농협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기업은행 측이 근저당권 설정 계약서를 분실해 법정에서 제출하지 않았으나 통상적인 채권최고액 설정 방식 등을 볼 때 근저당권은 온렌딩 대출에만 잡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2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1·2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피담보채무의 범위를 변경할 때 후순위 저당권자인 원고의 승낙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피담보채무의 범위는 근저당권 등기사항에 해당하지 않아, 당사자 합의만으로 변경의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3년 기업은행과 A사가 최초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뒤 나중에 채무의 범위를 조정한 합의는 유효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후순위 저당권자 등 이해관계인은 채권최고액에 해당하는 담보 가치가 근저당권에 의해 이미 파악된 것을 알고 이해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이런 변경으로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