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규제 리스크에 글로벌 긴축 우려까지… 10% 이상 '뚝'

2022-01-08 18:15
美 연준 양적긴축 시사에 주가 급락세…시총 12조원 줄어


2021년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던 네이버(NAVER)와 카카오가 이번에는 글로벌 유동성 긴축 우려라는 악재를 만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2022년 들어 모두 10% 이상 하락한 상태다.

2021년 12월 30일 37만8500원이었던 네이버의 주가는 2022년 1월 7일 33만8000원으로 10.1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주가는 11만2500원에서 10만원으로 11.11% 하락했다.

이로써 2021년 말 62조926억원이었던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55조4486억원으로 줄었고 카카오의 시총은 50조1508억원에서 44조5906억원으로 감소했다. 새해 들어 5거래일 만에 시총 12조2042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2021년 9월에는 정부의 빅테크 규제 강화로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이번 조정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양적긴축 우려가 꼽힌다. 최근 공개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원들은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에 대해 논의했다. 이로 인해 5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 급락했고 대표 기술주로 꼽히는 애플과 테슬라, 구글 등도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미 연준이 조기 긴축을 예고한 만큼 유동성 축소에 더 민감한 성장주들이 급락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지난 7일 카카오 목표 주가를 16만원에서 13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한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신규 플랫폼 중심의 차기 모멘텀을 확보하거나 기존 플랫폼 사업의 진화되고 숙성된 모멘텀을 확보하기 까지 긴 호흡의 접근이 현실적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에 대한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이베스투자증권은 지난 5일 네이버 목표 주가를 54만원에서 50만원으로 낮췄고 DB금융투자는 6일 56만원에서 5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도 7일 네이버 목표 주가를 54만원에서 49만원으로 떨어뜨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실적과 정부 규제 리스크가 네이버의 주가 반등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부 규제 리스크에 대해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렸던 네이버 쇼핑 매출 성장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심사 지침을 발표하며 대형 쇼핑 플랫폼에 대한 시장 지배력 남용과 불공정 거래에 대한 규제 의지를 밝혀 리스크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주가 반등은 2022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 연구원은 "2021년 하반기부터 규제 강화 우려로 주가 하락세에 있으며 연초 이후 4분기 실적 부진과 글로벌 금리 상승 우려로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정부 규제 스탠스 변화나 글로벌 금리 인상 우려 완화 등 외부적 환경 변화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