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주목받은 푸드테크는?…버섯 균으로 만든 인공고기

2022-01-08 08:00

대체육을 이용해 만든 햄버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3차원(3D) 푸드 프린팅 기계로 만든 햄버거와 감자튀김, 콩을 가공해 만든 식물성 대체육. 모두 푸드테크(Food Tech)의 대표 사례다. 푸드테크는 기존 식품(Food) 산업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기술(Tech)을 결합한 것으로 식품 생산과 가공, 유통·외식 등 전반에 적용된다.

최근 푸드테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식품 가공·운송 등 시스템에 차질이 생겨 전통 식품 공급망이 흔들린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방식에 주목하고 사회 주요 구성원인 MZ세대(1980~2000년 초 출생)가 기존 세대에 비해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Emergen Research)는 전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2019년 2203억2000만 달러(약 262조3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를 기록하며 3425억2000만 달러(약 412조4000억원)로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 CES서 '푸드테크' 카테고리 추가…서빙 로봇부터 인공고기까지 다양한 사례 소개

이 같은 시장 흐름을 반영하듯 5~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도 '푸드테크' 카테고리가 추가됐다. 이번 행사에서 푸드테크는 대체에너지·스마트시티·스마트홈 등 3개 이슈와 함께 '지속가능한 기술' 개념으로 묶였으며, 주목할 만한 톱 트렌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베어 로보틱스(Bear Robotics)는 별도 부스를 마련하고 식음료를 서빙하는 AI 자율주행 로봇을 선보였다. 지난해 4월 미 휴스턴 홈구장 도요타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경기에 서빙 로봇을 제공하면서 큰 인기를 끈 업체다.

국내 스타트업인 '양유'는 단백질 우유로 만든 채식주의자(비건) 치즈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라면 자판기로 유명한 요카이 익스프레스(Yo-Kai Express), 영양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다맘(Edamam) 등 미국 푸드테크 업체들이 CES에 참여했으며 노스포크(Northfork), 우베라(Uvera), 엔드리스 웨스트(Endless West) 등 다수 스타트업 기업들도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식물 재료 활용한 '대체육'…코로나 시기 시장 활성화 기대

푸드테크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대체육이다. 대체육은 식물성 재료, 세포 배양, 식용곤충, 이산화탄소와 수소 등을 사용해 제작된다. 특히 미국 마이코 테크놀러지(MycoTechnology)는 CES에서 버섯 균을 활용해 만든 소고기 대용 대체육을 처음 선보여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CES 2020 행사에서 자사 대체육을 소개한 '임파서블푸드'에 이어 또 다른 인기 업체로 꼽힐 전망이다.

대체육은 육류 소비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뿐 아니라 토지·물 등의 자원 사용량을 감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식물성 재료는 육류 대비 비타민·미네랄 등 영양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 소비자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붉은색 고기와 가공육 섭취 시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기존 육류 대비 대체육이 갖는 친환경, 친건강 특성이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이와 관련한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거란 기대가 커졌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과 동물복지 등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서다. 과거와 달리 세계적으로 비재무적인 지표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중시하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ESG 경영 활동이 증가한 점도 주효하다.

◆ 해외선 익숙한 대체육…네슬레·맥도날드 등 다수 사례

시장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9년 45억1000만 달러(약 5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88억2000만 달러(약 10조6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보면 CAGR 7.2%에 이르는 수치다.

해외에선 이미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유수 식품제조기업인 네슬레는 지난 2017년 식물성 식품 제조사인 '스위트 어스'를 인수한 이후 동명의 대체육 브랜드를 내놨으며 2020년에는 식물성 참치 '부나'를 출시하기도 했다.

KFC는 지난 2019년 8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처음으로 식물성 치킨을 선보였는데, 당시 이 치킨은 5시간 만에 완판됐다. 이후 2020년 내슈빌과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도 시범 판매했다. 버거킹은 임파서블푸드와 '임파서블 버거'를 출시했으며, 맥도날드는 올해 '맥플랜트'라는 식물성 버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치킨 프랜차이즈 KFC가 대체육 전문기업 비욘드미트와 손잡고 만든 대체육 치킨. KFC의 치킨소스를 실제 닭고기가 아닌 비욘드미트의 대체육에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코로나로 급성장한 푸드테크 시장…국내는?

국내 대체육을 포함한 푸드테크 산업은 초기 단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2020년 공개한 연구조사 결과, 국내 3D 프린팅 기술 수준은 미국의 78.3%로 약 3.3년 정도 뒤처져 있으며, 세부 기술별 수준은 장비·설비 분야 84.1%, 소재·가공은 79.7%, 소프트웨어는 69.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체식품 사업화 추진 시 기술개발‧확보(26.5%), 시장정보 획득(20.6%) 등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식품 제조사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당시 KREI는 "푸드테크 기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면서 "국내 푸드테크 기업은 기술 수준이 낮고,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나 전문인력 육성이 미흡하다. 대중적 수요 역시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