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종목] 징둥 이어 '씨'에서도 발 빼는 텐센트... 3.7조 규모 지분 매각

2022-01-05 09:51
징둥그룹 지분 매각한지 약 2주 만에 또 전자상거래 업체 지분 축소

※'중국 마이종목'은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중국 종목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마이'는 중국어로 '사다(買)'와 '팔다(賣)'를 모두 뜻하는 단어입니다. 영어로는 '나(My)'를 뜻하기도 하죠. 이 코너를 통해 아주경제 중국본부에서는 매일 독자들이 중국 증시에서 궁금해할 만한 종목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00700.HK)가 전자상거래 사업에 묻어 뒀던 자금을 대거 회수하고 있다. 중국 2대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그룹의 지분을 대거 축소한지 약 2주 만에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씨그룹의 지분도 대폭 줄였다.

5일 중국 진룽제에 따르면 전날 밤 텐센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씨그룹 주식 1450만주를 주당 208달러로 매각해 약 31억 달러(약 3조7120억원)를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씨그룹 종가에 비해 약 6.9% 할인된 수준이며, 매각을 통해 텐센트의 씨그룹 지분은 기존 21.3%에서 18.7%로 하락했다.

이번 주식 매각은 텐센트가 징둥그룹의 지분을 대거 매각한지 2주 만에 나온 조치다. 텐센트는 지난달 23일 보유한 징둥그룹의 지분 약 4억6000만주를 매각해 자사 주주들에게 중기 배당금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텐센트가 보유한 징둥 주식 지분은 기존 17%에서 2.3%로 대폭 줄었으며, 최대주주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텐센트가 이처럼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에 대한 주식 매각에 잇따라 나선 건 해외 성장과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분야에 초점을 맞추면서 다른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다만 이번 매각이 중국 당국의 ‘눈치보기’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폐쇄적인 생태계 관행을 반대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지분을 천천히 줄여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텐센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은 새로운 사업과 사회 공헌 활동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텐센트가 연내 핀둬둬, 콰이서우 등 또 다른 인터넷 기업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