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친 사람' '삼류 바보' 거친 말만 남기고 끝난 尹의 지역 행보
2021-12-31 15:30
대구·경북 찾아 '박근혜 끌어안기'…尹 "박근혜 뵙고 싶어"
단양 구인사 봉축 법회서 거친 말 비판엔 "필요해서 한 말"
단양 구인사 봉축 법회서 거친 말 비판엔 "필요해서 한 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1일 2박 3일의 대구·경북(TK), 충북 지역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일정 동안 윤 후보는 '문재명(문재인+이재명)' 정권을 향해 '미친 사람', '삼류 바보' 등 거친 말을 쏟아내며 보수층 결집을 도모했다. 이어 충북 지역에서는 단양 구인사를 방문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일정 내내 윤 후보는 '문재명' 정권을 비판하는 말을 폭탄처럼 쏟아냈다. 지난 29일 TK 지역에서의 첫 일정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을 방문한 윤 후보는 '미래에너지 살리는 공약'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권의 원자력위원회에 전문가가 있는지 한번 봐라.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세제부터 시작해서 원전 정책까지 맨날 바뀐다"며 "'표 갈라치기'를 해서 어느 게 유리하냐 식으로 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과 합당한 정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위 '대깨문(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라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인격 말살을 한다"며 "민주당 모 원로 정치인은 20년 간다, 50년 간다 하면서 나라 말아먹을 일 있나"고 맹비난했다.
전날 대구 지역 선대위 출범식에서도 비난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은 국민을 똑같이 섬기겠다고 해놓고 국민을 찢어놨다"며 "여기 대구 시민과 의료진의 힘으로 힘겹게 이룩한 성과를 K-방역이라는 정치 치적인 양 홍보하고 있다. 참으로 뻔뻔하다"고 말했다.
연설 도중 한 당원이 이 후보를 두고 '전과자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안 된다'고 외치자 윤 후보는 "중범죄로 얻은 돈을 갖고 대통령 만드는 데 안 쓰겠나. 삼척동자도 다 아는 내용"이라며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정당이 정상적인 정당이 맞느냐. 완전히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대신 친박(친박근혜) 끌어안기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윤 후보는 TK 지역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박 전 대통령 사면 소식을 듣고 환영의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29일 경북 안동 도산서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에게 늘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건강이 걱정되는데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이튿날 대구광역시 국민의힘 당사무실에서 열린 TK 지역 기자간담회에서도 "석방을 크게 환영한다. 조금 더 일찍 나오셨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빠른 쾌유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건강이 회복되면 저도 한번 찾아뵙고 싶다"며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인 현안을 신경 쓰면 쾌유가 늦어지기 때문에 (만남) 시도 자체를 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 조회 논란을 두고는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며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부에서는 윤 후보가 TK 지지율을 결집하기 위해 이른바 '거친 말'을 쏟아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강한 워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윤 후보는 이날 구인사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0주년 봉축 법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출범식에서 필요한 말이라고 판단해서 한 것"이라며 "그동안 민주당이 저를 공격하는 것에 비해서 자주 그런 말을 했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