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자본시장 전망①] 달아오른 M&A 시장, 임인년 관전 포인트는?

2022-01-03 06:00

지난해 전 세계에는 기업 인수합병(M&A) 열풍이 불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창궐하고 있지만, 시중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이 뒷받침되며 거래는 활발했다. 4차 산업혁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의 변화 흐름은 기업들에 변화를 재촉했다. 내년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며 M&A 시장은 계속해서 뜨거울 전망이다. 
 
'돈 넘치는' 테크 기업, '문어발식 확장'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올해 국내 M&A 시장에서는 지난해처럼 카카오, 야놀자 등 테크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카카오는 2016년 이후 최소 93곳을 인수합병했다. 2014년 말 기준 36개였던 계열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74개까지 늘어났다. 투자 자금이 사방에서 유입되며 '문어발'식 확장이 이뤄졌다. 

심지어 매출이 나오지 않는 회사를 300억원 넘는 가격에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넵튠은 모바일 메타버스형 게임을 개발 중인 퍼피레드M을 309억원(지분 44%)에 인수했는데 퍼피레드M은 현재 매출이 거의 없는 회사다.

야놀자의 진격도 예상된다. 여행 플랫폼에서 테크 기업으로 진화를 선언한 야놀자는 지난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 2호에서 2조원을 수혈받았다. 이에 바로 인터파크를 2940억원에 인수했고 자회사인 야놀자클라오드는 글로벌 애드테크(Adtech) 전문 기업인 데이블을 1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올해에도 IT기업의 M&A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진통 겪는 구조조정 M&A, 마무리될까?

산업은행발 구조조정 성격의 M&A가 마무리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우선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 중국계·인도계 자본으로 넘어가며 굴곡진 역사를 쓰고 있는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품에 안길 것으로 보이지만 막판 합의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이보다 더욱 꼬인 M&A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건이다. 2019년 3월 발표된 두 회사의 M&A는 유럽연합(EU)의 반대로 인해 난항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그간 M&A를 가정하고 진행했던 신용평가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대기업, "국내는 좁다"···해외 기업 M&A↑

국내 대기업의 해외 기업 M&A 딜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룹사들은 디지털 전환, ESG, 바이오 기술 확보 등을 목적으로 글로벌 기업을 빠르게 계열사로 편입시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넷마블의 글로벌 ‘소셜카지노’ 3위 게임업체 스핀엑스 인수 △SK그룹의  프랑스 유전자·세포치료제(GCT) 위탁생산(CMO) 기업인 이포스케시(YPOSKESI) 인수 △CJ제일제당의 네덜란드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바타비아 인수 등이 있었다. 

크로스보더 M&A를 전문으로 하는 한 관계자는 "국내 톱10 그룹사가 활동하기에는 이미 한국 시장은 작은 시장이 됐다"며 "해외 진출은 당연시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2020년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발표 기준 약 10조원) △2018년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의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약 18조원)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약 9조3000억원)처럼 '슈퍼 메가 딜'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만약 10조원 이상의 딜이 올해 나온다면 주인공은 삼성전자가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크로스보더 M&A를 전문으로 하는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삼성전자는 M&A를 한 건도 하지 않았다"며 "6세대 네트워크를 대비해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M&A 단골손님인 사모펀드운용사(PEF)의 딜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국내 2위 PEF'인 한앤컴퍼니의 '자동차 부품사' 한온시스템 매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조원 규모 대어'에다 일본 전산과 진행하는 크로스보더 딜이다 보니 시간이 지체됐지만 올해에는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장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의 '폐기물 업체 2위'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의 매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펀드들은 5년가량 보유하다가 기업을 매도하는데, 올해는 IMM이 EMK를 보유한 지 5년이 되는 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