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동남권 광역열차 시승한 文 "저도 곧 돌아와 생활할 사람"

2021-12-28 16:57
'동남권 4개 철도건설사업' 개통식 참석…"감회 새롭다"
"인구 1000만명·경제 규모 490조원 메가시티 첫 걸음"
단체장·시민들과 간담회…"지역 성장 거점 다극화 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울산 태화강역에서 열린 동남권 4개 철도건설사업 개통식을 마친 뒤 울산 태화강에서 부산 일광 구간을 운행하는 광역전철을 타고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저는 동남권 주민이고 곧 다시 동남권으로 돌아와서 생활할 사람이기 때문에 정말 감회가 새롭다”면서 “울산에서 부산까지 전철로 가게 됐다는 것이 참으로 꿈만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울산 태화강역에서 열린 동남권 4개 철도건설 개통식 후 울산 태화강역~부산 일광역 구간 광역철도를 직접 시승한 뒤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내년 5월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신축 중인 사저에서 지낼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동대구~영천 △영천~신경주 △신경주~태화강 △태화강~일광을 잇는 142.2㎞ 구간 복선전철화 사업이다.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전동차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시승에 함께한 이철우 경북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소속 이헌승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에게도 “동남권 4개 철도 개통에 협력해줘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광역단체장들은 문 대통령에게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 신공항이 생기는 곳을 GTX로 묶어 하나의 광역 철도망으로 연결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문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했다.
 
야당 단체장들도 나란히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가덕도나 대구·경북 통합공항이 생기면 호남까지 1시간 안에 연결될 수 있다”면서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곳에 새로운 물류 기지와 신산업 기지를 과감하게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권영진 대구시장도 “대구에서 광주까지 가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금 영국에서 ‘탈 런던’ 현상이 일어나듯 20년 이내에 한국도 탈 수도권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러면 문 대통령이 ‘그때 내가 철도를 연결해줘서 지방이 잘 됐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포항-대구 철도개통에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현재 포항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동해중부선의 경우 단선으로 공사하고 있다. 나중에 남북통일이 돼 다시 복선으로 바꿔 추진하려면 돈이 몇 배는 들 것”이라며 “통일을 준비해야 하지 않나. 복선공사를 한꺼번에 하도록 계획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동안 지역의 인재들이 수도권으로만 몰리고 지역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현상이 있었다”면서 “광역전철망이 형성되고 성장 거점이 곳곳으로 다극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포항 간, 대구-의성 간 (철도 연결)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데 중요한 첫 걸음을 뗐기 때문에 앞으로 일이 더 쉽게 진행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송철호 울산시장이 수소경제에 대한 포부를 얘기하는데, 울산뿐 아니라 동남권 전체가 세계 수소경제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30년 부산 엑스포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러려면 2029년 가덕도 신공항이 꼭 완공돼야 한다”면서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 통합공항의 조속한 건설에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광역단체장들과의 환담 전에 부산 일광역까지 향하는 30분 사이에 열차 내에서는 동승한 시민 4명과 대화를 하는 시간도 갖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개통식 축사에서 “더 큰 꿈을 가진다면 장차 대륙철도로 연결되는 출발지가 될 것”이라며 “메가시티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교통망을 통해 동남권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잇는다면 인구 1000만명, 경제 규모 490조원의 메가시티가 될 것”이라며 “2029년 가덕도 신공항까지 개항되면 동북아 8대 메가시티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년 뒤 중앙선의 도담 영천 구간이 완공되면 동남권 철도는 제2의 KTX 경부선이 되고 부산 부전과 서울 청량리가 하나의 노선이 돼 운행 시간이 2시간 50분이 된다”면서 “수도권과 교류가 더 활발해지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국가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2023년 동해중부선, 2027년 동해북부선이 개통되면 부산 부전역에서 시작하는 동해선이 완성되고, 남북철도가 연결된다면 대륙철도까지 이어져 동남권 지역이 유라시아 진출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네덜란드까지를 기준으로 해상운송 시간이 60일에서 37일로 단축되고, 운임도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물류비용의 현안이 가져오는 경제 효과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올해 첫 일정으로 1월 4일 중앙선 원주-제천 구간에서 운행되는 저탄소 친환경 고속열차 ‘KTX-이음’에 이어 2021년 마지막 일정 중 하나로 다시 철도를 시승하는 행사를 선택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중앙선 ‘원주~제천’ 간 노선을 시승했다.
 
KTX-이음 열차는 세계 4번째로 고속철도 기술 자립화에 성공한 우리나라가 개발한 국내 최초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