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 타던 비트코인 주춤…이대로 상승장 멈추나

2021-12-29 0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주 5% 가까이 상승하며 '산타랠리'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횡보세를 보이면서 연내 10만 달러(약 1억1800만원) 달성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연휴 기간 가상자산 시장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내년도 전망은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린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22년 암호화폐·블록체인 산업 전망'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 완화적 통화 정책, 대체불가능토큰(NFT) 확산 등으로 암호화폐가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지속적으로 대중화될 것으로 봤다.

반면 미국과 중국, 인도 등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압박이 여전하고 추후 강력한 규제를 시사하는 발언이 지속되면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승인 같은 호재가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다. 
 
비트코인 가격 횡보세 지속…연내 10만 달러 달성 어려울 듯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26% 떨어진 4만9267.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들어 5만 달러 안팎을 오가는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같은 시각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53% 하락한 5995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5% 이상 가격이 상승한 '산타랠리' 이후 별다른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가상자산 시장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12월 24일에는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6200만원선을 회복했으며, 12월 25일 한때 비트코인은 6250만원까지 상승하며 '리틀 산타랠리'를 연출했다. 

올해가 며칠 남지 않은 만큼 가상자산 시장 일각에서 얘기가 나왔던 연내 비트코인 10만 달러(약 1억1800만원)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내년 비트코인 가격 전망으로 쏠리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면서 증시 조정 국면이 비트코인 가격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설명이다.

CNBC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상자산 우호론을 펼쳤던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대표는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 "주식시장의 조정이 계속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대형주가 부진하면서 내년 1월 초까지 횡보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계 각국의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큰 장애물이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발키리와 크립토인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상장과 거래 신청안을 모두 미승인했다. SEC는 지난 17일 그레이스케일과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2건에 대한 승인도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지난 9월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를 전면 금지했으며 인도에서는 민간에서 발행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받아들이지 않는 규제안을 논의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삼기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이날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기초자산이 있는 대체화폐지만 100만 달러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이 금을 넘어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금의 약 2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장밋빛 전망도 나와…"기관투자자 유입 여전"
다만 비트코인 지지론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비트코인은 매력적인 투자수단이라고 강조한다. 

27일(현지시간) CNBC는 '2022년 암호화폐 산업 예측'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아브라의 최고경영자(CEO)인 빌 바히드의 분석을 인용해 비트코인이 내년 1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바히드는 "이는 야심 차지만 미친 짓은 아니다"라며 "다만 투자자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20%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연구소의 마이크 맥글론 수석 애널리스트는 "내년은 금과 비트코인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품 가격과 주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내년 비트코인 가격으로 10만 달러를 제시했다.

아울러 최근 암호화폐 급락은 미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인데 그럼에도 비트코인이 4만 달러대 후반에서 지지선을 확인했으므로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 디지털 자산 거래소 비트뱅크의 시장분석가 하세가와 유야는 "미 연준의 긴축이 내년도 암호화폐에 가장 큰 리스크 요소인데 연준은 긴축 기조를 발표했고 시장가격에 이미 반영됐다"고 역설했다. 미국의 긴축은 암호화폐에 있어 지나간 뉴스라는 뜻이다. 

싱가포르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 아시아태평양 책임자 비제이 아이야르는 "올해 출시된 비트코인 선물 ETF는 5~10%에 달하는 계약 롤 오버 비용 때문에 시장 친화적이지 않다"면서 "2022년에 미국에서 첫 번째 현물 비트코인 ETF가 상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회계사 겸 암호화폐 전문가 케이트 월트만도 "암호화폐 분야의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2022년 1분기 또는 그 이전에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으로 가격 상승이 탄력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관투자자는 자신의 포트폴리오와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편입하는 것이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실제 행동에 옮겨왔다"면서 "기관투자자가 현재 금 시가총액(12조 달러)의 10%어치만 비트코인을 사들여도 가격은 11만40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