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기·가스요금 줄줄이 인상…킬로와트시 당 9.8원↑

2021-12-27 17:34
전기료, 4월부터 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 인상

서울시내 한 주택가(아파트)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사진=연합뉴스]

내년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잇달아 인상될 전망이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경제의 어려움으로 공공요금을 잠시 동결했지만 내년 1분기를 넘겨 인상이 시작될 조짐이다.

한국전력은 내년도 기준연료비를 2회에 나눠 킬로와트시(㎾h)당 9.8원씩 인상한다고 27일 밝혔다. 내년 4월에 4.9원을 올리고 10월에 나머지를 올린다. 환경정책 비용 등을 반영한 기후환경요금도 내년 4월부터 ㎾h당 2원씩 인상한다.

앞서 정부는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2분기 시작 시점인 내년 4월부터는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한전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인상안을 토대로 내년 기준 5.6%의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예상된다.

주택용 4인 가구(월평균 사용량 304㎾h 기준)는 월평균 1950원(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인상분) 정도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가스요금 단가도 오른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내년 5월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23원 오른다. 이어 7월과 10월 각각 1.9원과 2.3원을 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월평균 사용량 2000MJ을 기준으로 한 월평균 부담액은 현재 2만8450원에서 내년 10월 이후에는 3만3050원으로 4600원 인상된다.

가스공사는 이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민수용(가정용) 원료비 정산단가 조정안을 의결했다.

가스요금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내년 5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적용되는 이 조정안에 따르면 현재 0원인 정산단가는 내년 5~6월 1.23원 오르고 7~9월에는 0.67원이 더해져 1.9원 인상된다. 내년 10월부터는 최종적으로 현재보다 2.3원 오른 단가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월평균 사용량 2000MJ 기준으로 소비자 월평균 부담액이 내년 5월에는 2460원 늘어나고, 7월에는 다시 1340원 증가한다. 10월에는 다시 800원이 늘어난다.

가스요금은 정산단가에 연료비와 공급비가 더해져 산정된다. 원료비 연동제 시행지침에 따르면 지난해 말 누적 원료비 손실분(미수금)을 내년 5월부터 1년간 원료비 정산단가로 회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특정 분기에 물가가 상승해 국민 부담이 증가하지 않도록 정산단가 조정 요인을 연중 분산해 반영하도록 방침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공요금 인상 시기를 두고 다가올 대선 등 선거 분위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 다소 조정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가스공사는 정산단가 인상으로 올해 말까지 누적된 연료비 미수금 1조8000억원이 2년 내 회수돼 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