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서 열린 난설헌배…초대 우승자는 조승아
2021-12-20 06:00
한복 입고 출전한 기사들
조승아, 정유진 꺾고 우승
조승아, 정유진 꺾고 우승
허난설헌(1563~1589년)은 조선 중기 선조 때의 여성 시인이다. 당시 조선은 가부장제 사회로 여성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다. 여성이 시를 쓰고 널리 알린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그럼에도 허난설헌은 여성의 감성으로 시를 써 내려갔다. 바둑과 관련된 시도 여러 편 남겼다. 사후에는 일본과 중국에 시가 알려지며 극찬을 받았다.
그런 그의 출생지는 강원 강릉시다. 이곳에서 여성 시인 허난설헌을 기리기 위한 바둑 기전이 열렸다.
한국 여자 바둑 순위 4위 조승아는 두 명의 기사(이민진 8단, 박지연 5단)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승리로 입단 후 첫 우승을 기록했다.
조승아는 초반 좌상귀에서 적극적인 행마(백 18)로 전투를 유도했다. 중반 이후 정유진의 실착(흑 49)을 놓치지 않고, 좌변 흑 대마를 몰아붙이면서 우위를 점했다. 이후 정유진의 과욕(흑 81)은 패착이 됐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조승아는 "훌륭한 기전을 우승해 기쁘다. 외할머니의 첫 제삿날이다. 생전 응원해주시던 외할머니가 응원해주셔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작 전에는 결승에 당도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그런지 결승에서는 편안하게 뒀다. 앞으로도 목표는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전 시작 전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는 김한근 강릉시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개막 선언 이후에는 전국 여성 바둑 대축제 5인 단체와 여성 이벤트 대국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