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업 재건 지원하는 국책금융기관

2021-12-17 0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며 국내 해운업은 크게 흔들렸다. 여기에 중소조선사를 시작으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는 등 조선업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정부가 조선·해운업 재건에 나섰지만, 민간 금융기관들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때 큰 역할을 한 것이 국책금융기관이다. 올 한 해도 캠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은 조선·해운업 재건에 힘을 쏟았다. 

◆캠코 신조펀드 첫 지원 선박 ‘그랜드 보난자’호 명명식 개최
     
# 지난 11월 29일 경남 거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이날 캠코가 신조펀드(한국토니지신조 2호)를 통해 건조를 지원하고, 팬오션이 운항할 ‘그랜드 보난자(Grand Bonanza)’호 명명식이 열렸다. 그랜드 보난자는 선박 항해에 커다란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겼다. 명명식에는 신흥식 캠코 사장 직무대행,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안중호 팬오션 대표,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이 참석했다.

그랜드 보난자호는 캠코가 신조펀드를 조성해 건조를 지원한 첫 번째 선박으로, 이날 행사는 선박 인도를 기념하고, 안전항해를 기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랜드 보난자호는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한 친환경·고효율의 30만톤급 초대형유조선(VLCC)으로, 캠코는 정부 기업자산 매각 지원방안에 따른 해운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1.2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해 건조를 지원했다. 

신흥식 캠코 사장 직무대행은 “그랜드 보난자호는 캠코가 선박 신조금융에 첫발을 내디뎌 일군 성공사례이기 앞서, 우리 해운·조선업계가 함께 이루어낸 뜻있는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캠코는 선박 인수·재용선과 더불어 친환경·고효율 선박 신조 등 해운·조선 상생발전 위해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캠코는 올해 ‘한국토니지신조 1~2호 펀드’를 조성해 ‘그랜드 보난자호’를 포함한 30만톤급 초대형유조선 2척의 신규 건조를 지원했다. 해운업계 유동성 지원을 위해 2015년부터 2조4639억원 규모의 캠코선박펀드를 조성해 국내 중견·중소 해운사 중고선박 96척을 인수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 그리스서 K-조선 수주 위한 금융마케팅 진행

방문규 수은 행장은 지난 10월 8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해운사 안젤리쿠시스(Angelicoussis)그룹 본사에서 마리아 안젤리쿠시스 회장을 만났다. 이날 두 사람은 안젤리쿠시스가 향후 한국 조선사에 대규모 선박 발주 시 수은이 선주금융을 제공하는 내용의 ‘금융 협약서’에 서명했다.

두 기관이 맺은 협약서에는 향후 3년간 안젤리쿠시스가 발주하는 친환경선박(이종연료 암모니아 추진선 등)을 한국 조선사가 수주하면 수은이 금융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전체 선박의 약 50%, 세계 선박의 약 20%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한국 조선사 전체 수주잔액(661억 달러)의 약 20%(129억 달러)가 그리스가 발주한 물량이라고 수출입은행은 전했다. 
 
방 행장은 이날 서명식 자리에서 “그리스 안젤리쿠시스그룹은 수은과 한국 조선사의 중요한 파트너다”라면서 “안젤리쿠시스그룹과 향후 협력관계를 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수은의 다양한 금융수단을 활용해 우리 조선사들의 수주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 행장은 그리스 정부청사에서 야니스 플라키오타키스(Giannis Plakiotakis) 해양부 장관과도 만나 두 나라 간 해운·조선 네트워크 강화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수주경쟁국인 중국과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 한국이 수주하는 기술집약적·고부가가치선인 LNG선, LPG선, 탱커선 등에 대해 수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방 행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조선사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스마트선박을 제공할 수 있어 그리스 해운사가 EU의 기후대응 법안 패키지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방 행장은 같은 달 9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르티노스(Nikolas Martinos) 그리스 선주협회(Union of Greek Shipowner) 부회장을 만나 최근 전 세계 선박 발주동향 등을 논의하고, 한국 조선사에 대한 협회 차원의 전폭적 지지를 당부했다.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등 4개 정책기관, ‘국적선사 신조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6월 한국해양진흥공사·한국수출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 등과 ‘신조지원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정책금융기관 공동으로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됨에 따라 국적 해운사들의 신조선박 발주 시 투자부담이 최소화되고, 이를 통한 고효율·친환경 선박 도입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산업은행 측은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 등은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중장기 성장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 등을 지원하고, 국내 조선사의 친환경 선박 시장 지배력 강화와 해운‧조선의 선순환 체계 협력모델 구축을 견인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본 협약을 바탕으로 해운산업의 신성장동력 마련에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담당할 예정으로, 국제 환경규제 속에서 국내 해운업계가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정부의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에 적극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은 올해 8월 해양진흥공사와 '친환경 선박 지원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협약은 앞서 지난 6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에 포함된 친환경 선박 보급계획의 일환이다. 

총 6억 달러(산은 3억 달러·해진공 3억 달러) 규모로 추진되는 ‘공동투자 프로그램’은 친환경에너지 추진선박(컨테이너선 제외, 운반선 포함) 또는 친환경 설비 탑재 선박(컨테이너선 제외)을 투자대상으로 하며,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균등비율로 후순위 공동투자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이를 통해 국내 해운사들의 신조선박 발주 또는 중고선박 매입 시 맞춤형 금융지원을 통해 국제 환경규제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한 친환경 전환을 촉진하고, 국내 조선사의 친환경 선박 시장 지배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해양진흥공사와 조성하는 친환경 선박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규제 등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 국적선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라며 “해운·조선업이 중장기적인 경쟁력 및 상생협력 모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정책금융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