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진화] 느리고 끊긴다? 5G급 속도 '와이파이 6E' 시대 열린다

2021-12-12 0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명 5G급 와이파이(Wi-Fi), '와이파이 6E' 시대가 다가온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와이파이 6E 도입을 위한 실증 테스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와이파이 6E는 6㎓ 대역(5925∼7125㎒)까지 이용하는 와이파이 표준이다. 기존 대비 최대 5배 빠른 속도와 1.5배 이상의 동시접속자 수용 능력을 자랑한다. 지난 2020년 10월 과기정통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6㎓ 대역을 와이파이 6E로 공급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 동영상 시청, 화상 회의 등이 늘어나면서 와이파이 사용량도 덩달아 급증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스마트 가전 등 와이파이에 연결하는 기기도 늘어났다. 

그러나 와이파이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기기 간 발생하는 상호 간섭 등 문제로 와이파이 성능이 저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항이나 대형 쇼핑몰, 만원 카페 등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를 연결했을 때 와이파이 신호는 4칸 가득 찬 것으로 나타나지만, 전송 속도는 지나치게 느린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사용량 증가로 인한 성능 저하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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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급 와이파이…메타버스 시대 이끈다
와이파이 6E는 6㎓ 대역에서 와이파이 6E 기기만 사용할 수 있어 이 같은 혼잡으로 인한 속도 저하 현상을 피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최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이 산업 각 영역에서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활용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지난 3일 제주도 일대에서 '와이파이 6E 실증 결과보고회'를 열었다. 

한라수목원 VR 테마파크에서 8K VR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시연을 진행했다. 와이파이 6E는 초고속 통신 속도를 활용해 더 생생한 VR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남녕고 실내체육관에서는 중계 카메라와 연결된 와이파이 6E 공유기 1대를 통해 100여대 단말기로 동시 경기 시청, 되돌려보기를 시연했다. 대규모 인원이 동시 사용할 경우를 가정한 실증으로 상가, 역사, 쇼핑몰 등 인구 밀집 환경에서도 와이파이 6E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와이파이 6E를 이용한 비대면 주문 서비스도 시연했다. 와이파이 6E가 구축된 환경에서 테이블마다 부착한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촬영하면 스마트폰에 메뉴판이 표시돼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시연에 참가한 한라대 학생들은 와이파이 6E의 빠른 속도와 서비스의 편의성을 호평하면서 이용이 다소 불편한 키오스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제주공항 내 와이파이 6E 로밍 서비스, 와이파이 6E를 통한 UHD 방송 수신, 와이파이 세대별 성능 비교 시연 등을 진행해 와이파이 6E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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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터지는 지하철 와이파이…이제 콸콸 터진다?
5G 28㎓ 주파수를 활용한 지하철 와이파이에도 와이파이 6E가 도입된다. 

그간 지하철 객차 내 와이파이는 특히 품질이 열악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지난 2020년 과기정통부 통신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하철 객차 내 와이파이 속도(71.05Mbps)는 카페 평균(388.44Mbps)의 20%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28㎓ 주파수는 전송속도는 빠르나 회절성이 낮아 도달거리가 짧은 단점이 있다. 그러나 장애물이 없는 터널 내에서는 긴 도달거리를 확보해 지하철 와이파이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와이파이 6E 공유기까지 탑재한다. 

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 3사는 지난 6월 실증 망 공사에 착수해 지난 9월 지하철 2호선 지선구간(신설동역∼성수역) 선로에 기지국 26개와 열차 기관실 수신 장치(CPE) 10개, 와이파이 6E 공유기 20개 등 객차 내 통신 설비 구축을 끝냈다. 

지난 9월 실증에서 지하철 운행 중 와이파이 속도는 최대 1.2Gbps, 평균 600~800Mbps까지 치솟았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1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중간결과'에서 이통3사의 5G 다운로드 평균 속도가 808.45Mbps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5G급 속도의 와이파이인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1월 28㎓ 지하철 와이파이를 오는 2022년까지 서울 지하철 본선(2, 5, 6, 7, 8호선)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통3사, 서울교통공사, 삼성전자는 실증결과 확대 구축에 상호 협조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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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공공 와이파이도 빨라진다
정부는 오는 2022년부터 공공 와이파이에 와이파이 6E를 본격 도입한다. 최근 5G 구축이 확산하고, 와이파이 6E가 등장하면서 통신 기술이 고도화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상용 와이파이보다 24% 더 많이 활용되는 등 시민의 필수 데이터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과기정통부는 도서관, 보건지소, 공원 등 전국 공공장소 1만6000곳에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구축하는 공공 와이파이를 와이파이 6E로 구축해 동시 접속자와 속도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와이파이 6E, 저도 쓸 수 있나요?
그러나 와이파이 6E가 확산되더라도 아직 이용은 제한적이다. 와이파이 6E를 이용하려면 와이파이 6E를 지원할 수 있는 단말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1이 최초로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기기다. 이후 출시된 갤럭시Z폴드3 같은 최신 기기로만 와이파이 6E를 사용할 수 있다. 맥루머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14에도 와이파이 6E를 탑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