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쌍두마차 삼성-SK, 파운드리 ‘규모의 경제’ 밀어붙인다

2021-12-11 06:00
초격차 기술 확보·공장 증설·기업 인수 등으로 파운드리 차별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를 위해 속도를 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요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등 8인치 파운드리 서비스는 넘치는 수요에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 TSMC는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20%가량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실제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상위 10개 업체의 올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1.3% 늘었다. 이에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에도 올해 대비 13.3% 증가해 1176억9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글로벌 파운드리 입지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를 추격하기 위해 한발 빠르게 초미세 공정 기술을 적용한다. 우선 평택 등 국내 공장부터 신기술을 적용해 나갈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중 게이트올어라운드(Gate All Around·GAA) 기술이 적용된 3나노를 업계 최초로 양산한다. TSMC는 내년 하반기부터 3나노를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3나노라고 해도 TSMC는 삼성전자와 달리 기존 핀펫(FinFET) 공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만큼 삼성전자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파운드리의 경우 평택공장 생산능력 확대 등 양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례 없는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2026년까지 생산능력을 약 3배 가까이 큰 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규모의 경제를 시사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는 제2파운드리 공장을 세워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총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한다. 부지 선정을 마친 만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설비의 도입 여부도 조만간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8인치 파운드리 생산 기업 키파운드리를 575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회사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맡고 있던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월 10만장을 생산하는 데 더해 키파운드리를 완전히 인수할 경우 생산능력은 두 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다만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연내 인수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를 비롯해 각국 해외 경쟁당국에서 기업결합심사 승인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서류 준비 등으로 심사를 신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