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위안화 초강세에 외화지준율 인상
2021-12-10 08:17
현행 7%에서 2%P올려... 위안화 추가 강세에 제동
올 들어 두번째... 수출 호조 속 위안화 강세 압박
올 들어 두번째... 수출 호조 속 위안화 강세 압박
인민은행은 9일 웹사이트에 공고를 내고 자국 은행과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준율을 현행 7%서 2%포인트 올린 9%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된 지준율은 15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외화 지급준비율 인상은 달러 대비 위안화 추가 강세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달러와 비교한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연초 대 대비 약 2.7% 이상 올랐다. 전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6.3307위안까지 내려앉았다. 2018년 5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사실 앞서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가 급등하던 지난 5월에도 외화예금 지준율을 5%에서 7%로 인상한 바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위안화가 또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중국 수출업자의 수익을 압박하자 인민은행이 초강수를 뒀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중국은 수출 호조세가 뚜렷하다. 지난 1~11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1.1%나 급증했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고객 예금의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의 적립 비율을 뜻한다. 기준금리와 더불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주요 수단이다. 지준율을 올리면 통화량이 감소하고 낮추면 늘어난다. 외화 지준율로는 중국 내 유통되는 달러 유통량을 조절할 수 있다.
중국 차이신은 지난 11월 말을 기준으로 중국 금융 기관에 예치된 외화 예금이 1조 달러(약 1180조원)에 달한다면서 지준율이 2%포인트 높아지면 200억 달러 자금이 회수돼 위안화의 가파른 절상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나티시스의 게리 응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외화 지준율 인상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 추세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특히 경제 성장 둔화 압력 속 위안화 강세는 내년에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 지난 5월 이전에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조정한 것은 지난 2007년 4%에서 5%로 올린 것이 마지막이다. 그만큼 올 들어 두 차례나 시행된 이번 조치가 이례적이라는 뜻이다. 더욱이 두 번 모두 인상 폭이 2%포인트로 컸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번에 급속한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