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전문가에 묻다-⑤부동산] 진형석 삼정KPMG 파트너
2021-12-01 18:00
"리츠(REITs)는 지속적으로 부동산 자산에 투자해 배당금을 주는 반(半) 영구적인 주식회사 형태를 갖고 있다. 신규 리츠들이 계속 생겨나서 꾸준히 운용된다면 앞으로 부동산 금융의 주체는 리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9일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GFC) 삼정KPMG 본사에서 만난 진형석 전무는 상장 리츠의 전망에 대해 묻자 이 같이 밝혔다. 부동산 금융 전문가인 진 전무는 부동산 자문사 CBRE를 거쳐 삼정KPMG에 합류했다. 현재 딜 어드바이저리(Deal Advisory) 7본부에서 부동산 자문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최근 리츠 관련 규제들이 완화되며 상장 리츠 시장이 크게 확대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이 참여하는 스폰서(Sponsor)형 리츠의 등장은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이나 금융사 등 규모 있는 투자자가 지분을 확보해 운용 안정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진 전무는 "최근 3~4년 간 리츠 관련 규제들이 완화되어 대기업이 참여하는 스폰서형 리츠 등으로 상장 리츠가 활성화될 수 있었다"며 "리츠를 만들기 위한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신청하거나 이미 받아놓은 운용사들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해외 물류센터' 테마를 내세운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상장 리츠 역대 최고 경쟁률(1019.58대 1)을 새로 썼다. 기관투자자들의 전체 주문 규모는 4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역시 564.8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진 전무는 "상장 리츠는 임대수입이 꾸준히 발생하는 상업용 부동산을 기반으로 하는 배당주 투자 상품으로,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안정적 포트폴리오로서 매력이 있는 투자처"라며 "상장리츠사는 IPO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기존의 운용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반영구적이고 확장성이 높은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츠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경우 일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물의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리츠가 담을 만한 국내 프라임급 자산은 제한되어 있는데다, 만기가 없는 리츠의 특성상 자산의 매각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 전무는 "부동산 펀드는 만기가 있기 때문에 통상 5년마다 자연스럽게 부동산 매물이 시장에 나오게 된다"며 "(리츠는) 반영구적으로 자산을 편입하다 보니 시장에 매물로 공급되는 물량도 적어지고, 운용사들도 새 자산을 구하기 어려운 만큼 기존 보유 부동산을 잘 내놓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진형석 전무와의 일문일답.
△국내에 리츠 제도가 도입된지 오래됐지만 최근에서야 주목을 받고 있다.
3~4년 전부터 리츠 관련 규제들이 이전보다 많이 완화됐다. 규제가 풀리며 대기업이 참여하는 스폰서 리츠 등이 나왔고, 상장 리츠도 활성화 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리츠를 만들기 위한 자산관리회사(AMC) 라이센스를 신청하거나 이미 받아놓은 운용사들도 늘어났다. 앞으로 꾸준히 상장 리츠가 만들어지고 운용된다고 생각하면 향후 부동산 금융의 주체는 리츠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상장 리츠의 전망은 어떤가
상장리츠는 임대수입이 꾸준하게 발생하는 상업용 부동산을 기반으로 하는 배당주 투자 상품이다. 투자자에게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서 매력이 있는 투자처다. 특히 상장리츠사는 IPO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기존의 자산 운용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반영구적이고 확장성이 높은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리츠로 인해 프라임 오피스 매물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나
예전보다는 매물의 물량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리츠 입장에서 특별하게 매각을 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매각한 이후에는 다른 물건을 다시 투자하여야 하지만, 막상 투자할 매물도 적은 상황이다. 과거 부동산 펀드들은 만기가 있기 때문에 3-5년마다 자연스럽게 부동산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리츠는 한번 자산을 편입하면 단기간 내 다시 매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부 운용사들은 각자 리츠를 신설하기 위해 기존에 운용/보유하던 자산을 매물로 내놓지 않는 분위기다.
△롯데나 SK 등 일부 대기업은 직접 AMC를 설립해 보유 물건을 기초로 공모 리츠를 만들고 있다. 이런 흐름이 부동산 자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여기서 또다른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롯데, SK 외에도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비슷한 고민들을 하거나 이미 준비 중에 있다. 상장리츠는 보유 기간이 장기이고 자산을 추가하는 확장성이 높은 특징이 있다. 따라서, 상장리츠로 편입된 자산들은 단기간 내에는 다시 매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고, 이는 자문사들의 거래 자문 서비스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계법인의 입장에서는 상장리츠라는 상장사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감사나 조세, 재무자문과 같은 서비스 대상이 늘어난 효과가 있다. KPMG 역시 상장리츠 IPO 시 시장분석, 투자타당성 검토 등 자문에 여러 건 참여한 바 있다.
△물류센터 M&A에는 블라인드펀드가 자주 이용된다. 그 이유와 앞으로도 이 흐름이 이어질 지 궁금하다.
물류센터 뿐 아니라 국내 실물, 개발 부동산 M&A에서 블라인드는 자주 활용되고 있다. 국내 주요 LP 기관들이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자자금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운용사의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블라인드펀드 출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도 업력이 오래되어서 LP들과 신뢰 관계도 구축되어 있으니, 효율적 자금 집행을 위해 블라인드 펀드를 선호하게 된다. 거래를 하는 매도인의 입장에서도 자금력과 신속한 협상에 있어 블라인드펀드를 선호하기 때문에 블라인드펀드가 성장하고 있다.
△16년간 부동산 업무를 수행했다. 투자자산으로서 상업용 부동산의 매력,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상업용 부동산은 우리들의 삶을 지원하는 공간이자 인프라 시설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세상의 변화 흐름에 발맞추어 상업용 부동산도 변화하고 성장한다. 과거 우리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일 때는 산업단지가 부동산 투자의 핵심이었다. 반면 요즘처럼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이커머스가 활성화 된 시기엔 물류센터에 돈이 모인다. 주식처럼 빠르진 않지만 세상 변화에 따라 투자 흐름이 바뀐다. 높은 가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숙명을 가진 상업용 부동산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자신만의 딜 소싱 노하우가 있다면.
딜 소싱 사전단계서부터 공을 많이 들인다. 자산의 특성에 맞는 내부인력 전담 팀도 구성해 세션도 여러 번 거치며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공유한다. 시장 주요 잠재 매수자에게 사전에 의견을 들어보는 과정도 중요하다. 자산 특성에 따라 시나리오 별 밸류에이션도 해보고 거래 가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설계 한다. 딜을 수임하기 이전에 모든 준비를 마쳐놓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부동산 자문 업무를 이끌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주관 사례가 있는지, 또 어떤 이유에서 꼽을만한 사례인지 말씀 부탁한다.
대우송도개발 부지 매각 사례다. 파산 기업의 자산이다 보니 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합의해야 하는 채권자가 10개사 이상이었고, 이해관계가 굉장히 복잡했다. 오랫동안 개발사업이 중단되어 있던 땅이다 보니 인허가 연장이나 매수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2년간 매일 법률자문인, 파산관재인과 소통하며 법률적 리스크에 대응해야 했다. 다행히 적절한 인수자를 찾는데 성공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은행들, 채권자들한테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이 컸다.
△삼정KPMG 부동산팀은 굵직한 딜을 성사시키며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언급한 송도 대우자판부지 매각 등 여러 난항이 나타났던 사례들도 많다. 딜 성사 과정에서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신지 궁금하다.
딜 이슈는 항상 존재한다. 대우송도개발 부지 같이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인허가 등 모든 이슈를 가지고 있었던 딜도 있었고, 비교적 난이도가 낮았던 실물자산 딜에서도 실사 이후 가격 조정 등의 이슈가 있었다. 모든 딜이 그러하듯 성사하기 위해서는 결국 매도인과 매수인이 합의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매도인도 설득하는 등 양사의 합의를 이루어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딜 어드바이저리(Deal Advisory) 7본부가 신설됐다. 설립 배경은?
삼정KPMG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이루어내고 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8.5% 이상을 기록했다. 비전 2020이라는 목표에 따라 달려온 결과고, 이를 완수한 지금은 향후 5년의 전략인 비전2025를 준비하고 있다. 비전2025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성장동력과 전략이 있고 7본부 신설도 이를 위해 신설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란 용어가 키워드가 돼 조직 내 협업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이 많다. 삼정KPMG의 R&R 설정 방식과 같은 조직 내 역량을 극대화하는 노하우를 알고 싶다.
삼정KPMG는 조직원의 80% 이상이 MZ 세대로 구성되어 있을 만큼 젊고 활기찬 조직이다. 이러한 구성원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유연 근로제 도입, 스마트 오피스 구축, 여러 봉사 활동 등 이미 법인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들이 많고, 이를 통해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역량을 극대화하는 노하우는 다른 조직도 그러하겠지만 협업이라고 생각한다. 협업의 문화는 삼정KPMG 조직의 성장에 중요한 밑거름이다. 직급 별로 기대하는 책임과 권한, 임무가 있고, 임무 앞에 각자 역할을 수행해 내고 협업을 함으로써 Quality service를 이루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