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모베러웍스 모춘과 대오가 알려주는 사회생활

2021-12-05 06:00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재밌게 하는 건 모든 사람들의 꿈이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자유롭게 일하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스스로 찾아야 되는 건 맞지만 어떻게 하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성이라도 알려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쯤 모베러웍스를 알게 됐다.

지난 2020년5월1일에 홍대 인근에서 노동절 행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갔는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걸 보면서 ‘모베러웍스가 도대체 뭘 하는 곳일까’라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1년 후 2021년 5월1일에 진행된 노동절 잔치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2시간 이상 줄을 기다렸다가 입장을 했다. 행사장에 입장을 했는데, 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팬들이 있었고, 그들에게 싸인을 받고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팀원들 모두에게 좋은 에너지가 느껴졌고, 나 역시 이날 이후 팬이 됐다.
 
모베러웍스는 라인프렌즈 출신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이 모여서 만든 브랜드다. 브랜드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모티비를 통해 기록된 영상들로 구독자들과 소통을 이어놨다. 그들에게 유튜브는 브랜딩을 하기 위한 전략이 아닌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 맥락을 기록하기 위함이었다. 영상으로 남긴 브랜드 탄생 기록들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작되는데, 우리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브랜드로 이어졌다. '천천히 자기만의 일을 하면서 작게 일하고 많이 번다’는 핵심 메시지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나가고 있는 모베러웍스의 모춘과 대오와 사회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호이 기자]


Q. 모빌스그룹과 모베러웍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지금 하시는 일을 한 문장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대오: 모빌스그룹은 팀이고, 모베러웍스는 팀에서 돈을 들여서 만든 브랜드예요.
 
Q. 어떤 일들을 하나요?

A. 모춘: 돈 되는 건 다 하는데 모베러웍스와 모티비가 제가는 중요한 활동인데 모티비는 저희가 활동하는 것들을 기록해서 담은 유튜브 채널이고요. 그 채널 안에는 모베러웍스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진행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그리고 모베러웍스는 이름 그대로 더 나은 일을 위한 작은 농담을 던지는 브랜드예요. 그래서 행사를 할 때도 있고 제품 만들어서 판매를 할 때도 있고 ‘더 나은 일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되지’라는 고민을 하는 브랜드예요.
 
Q.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가 하는 일은 이런 거’라고 정의내린다면요?

A. 대오: 저희가 디자인을 베이스로 한 회사이기 때문에 디자인 관련된 모든 걸 다 하고 있어요. 근데 저희가 유튜브 채널 활동을 하다 보니까, 촬영해서 편집하는 활동도 하고 있어요.
 
모춘: 이야기꾼인데, 그 이야기를 재밌게 만드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그림으로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고 인터뷰를 통해서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고 돈 되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드는 친구들이에요.
 

Q. 어떤 이름을 계속 쓰다보면 ‘OO라고 불릴 때의 나는 이런 정체성’이라고 구분짓기도 하는데요. 모춘, 대오라는 이름과 본명으로 불릴 때 다른 느낌이 있나요?

A. 대오: 일단 저는 대오가 본명이에요. 근데 저는 개명을 했어요. 근데 이름을 정하면서 앞으로 내가 불렸을 때 진짜 내가 그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건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이름은 보통 부여받잖아요. 근데 제가 이름을 정하면서 조금 더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불려 질 때마다 ‘내가 이럴려고 이름을 바꿨지’라고 상기가 되는데 그런 부분이 이름이 불렸을 때 가장 큰 혜택 같아요.
 
모춘: 저희 팀은 맴버로 합류하게 되면 직함을 스스로 정해요. 제 직함은 유튜버인데 태어날 때부터 유튜버는 아니었죠. 사회생활을 하면서 디자이너로 많이 활동했는데 유튜버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보통 디자이너라고 하면 그림을 그리거나 작업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그 당시의 저는 디자이너로서의 본질적인 목표를 물었을 때 정보를 전달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었는데 오랜시간 동안 직종에 갇혀버린 개념들을 깨고 싶었어요. 필요하면 그림으로 설명을 하거나 인터뷰를 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이름은 스스로 지향하는 바를 선언하는 거랑 비슷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노동절 행사 때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놀랐어요. 어떻게 신상브랜드가 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모은 건가요?

A. 대오; 저희가 무신사테라스라는 곳에서 행사를 했는데 행사를 끝나고 보니까 사람이 많이 안다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사람을 많이 모았구나’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많은 분들이 평소에 저희 활동을 많이 응원해주셔요. 그래서 행사할 때도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거든요. 보통 행사나 전시를 하면 많이 가야 2번인데 9일 중에 5번 오신 분이 계셨어요. 다섯 번 내내 인사를 하면서 그때 느꼈던 감정은 팬을 넘어섰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같이 브랜드를 만드는 동료 같아요. 또 한번 더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서 오셨던 것 같고 그 부분이 너무 감사했어요.

모춘: 모티비 활동을 하면서 우리 브랜드에 대해서 모쨍이(모베러웍스 팬) 분들이 많이 관여하게 된 것 같아요. “내 브랜드니까, 내 잔치니까 가야지” 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저희가 재화를 팔기도 하지만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저 그때 그 댓글 달았던 사람이에요“라고 하면 저희도 누군지 알거든요. 그리고 재밌었던 건 홍대 근처에 있던 피자집 사장님이 모쨍이 이신데 모쨍이 분들한테는 행사기간 동안 무료로 음료를 주시기도 했거든요. 새로운 관계들을 맺어가는 걸 놀러오시는 모쨍이 분들도 바라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보통 기업의 경우 대표나 담당자가 나와서 PR을 하는 건 봤어도 전 팀원들이 나와서 얼굴을 비추면서 소통을 하는 건 처음 봤어요.

A. 대오: 다들 즐기는 것 같아요. 모빌스 그룹 팀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모티비를 통해서 많이 나가고 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저희 팬도 있고 혜림 팬도 있고, 지우 팬도 있고, 훈택 팬도 있고, 소호 팬도 있고, 하나 팬도 있거든요. 팬들이 다양한데 그 캐릭터가 등장해서 오히려 더 많이 소통할 수 있게 된 것들이 장점인 것 같아요.
 
 
Q. <프리워커스> 책 출간하셨는데 베스트셀러예요. 소감 한 말씀부탁드려요.

A. 모춘: 믿기지가 않아요. 아직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 이렇게 안목이 높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베스트셀러를 목표로 하긴 했지만 방법적인 부분들은 잘 몰랐어요. 그걸 알아가는 계기가 된 것 같고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조금 더 재밌게 갈 수 있겠다는 걸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대오: 미국인들의 연간 독서량 1권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우리나라 분들이 이렇게 책을 많이 읽으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베스트셀러가 되고 싶다는 욕망은 있었는데 ‘될까?’하는 의문은 있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고맙기도 하고 얼떨떨 하기도 해요. 그리고 이걸 어떻게 잘 이어나가지 라는 고민도 하고 있어요.
 
Q. 책은 소호님이 쓰신 걸로 알고 있는데 두분은 어떤 역할을 했나요?

A. 대오: 저희는 디자인 영역을 맡았는데 사실 콘텐츠가 중요하잖아요. 글 자체는 소호 님이 많이 쓰셨는데 에피소드를 더 하는 작업들을 같이 했어요.
 
Q. ‘모쨍이’라는 팬들과 소통을 하는 사람을 굉장히 많이 만나는 일이잖아요. 사람을 만난다는 게 자신의 에너지를 어느 정도 소진해야 하는 일인데 에너지를 발산하고 채울 때는 어떤 방법으로 하세요?

A. 대오: 칭찬이 에너지의 원천 같아요. 근데 ‘몸은 괜찮으세요?‘라는 걱정과 우려도 많이 해주시고 도움 됐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시는데 그런 피드백들이 힘이 많이 돼요. 사람을 만나고 말을 많이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쓰긴 하는데 곧 바로 회복이 되는 것 같아요.
 
모춘: 기 빨린다고 하잖아요. 집중해서 들어야 되고 거기에 대한 내 생각도 말해야 되는 것에 힘들긴 한 것 같아요. 근데 저는 그런 만남 이후에 용기를 얻게 돼요. 저희가 목표하는 바는 현실적으로 돼?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뜬구름 잡는 얘기일수도 있는데 그런 기획들에 대해서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걸 보면서 용기를 내서 더 새로운 걸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Q. 팀원들과 자유롭게 일을 하고, 팬들과 소통을 하다보면 공과 사를 구분 짓기 어려울 것 같아요. 혹시 거기에 대해서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A. 대오: 전반적으로 저희 구성원들이 자기 생활을 보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일도 중요하지만 일과 생활에서의 접점에서 균형조절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경계를 구분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해요. 일이 재밌다 보니까, 그걸 구분 짓기보다 서로 융합해서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게 일을 오래할 수 있는 방법같아요.
 
모춘: 저는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하고 싶은데 아직 그게 잘 안 돼서 그걸 균형있게 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Q. 두분을 보면서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A. 모티비에서 현실조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하는 코너가 있는데 생각의 결이 같고 하는 일을 동료라고 느끼면 나이 차이에 관계 없이 친구 먹는 느낌이 들어요. 사회가 점점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으면 그게 친구가 아닌가.
 
Q. 사업을 할 때 한 가지만 가지고 해야 되지 않냐는 말도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A. 모춘: 저희는 이야기 하나를 팔아요. 뉴발란스에서 신발도 팔고 티셔츠도 파는데 하나를 파는 브랜드 같잖아요. 저희도 마찬가지로 먹는 걸로 이야기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다면 먹는 걸 팔 수도 있고, 궁극적으로 저희는 이야기 하나를 팔고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지금까지 어떤 재밌는 일들을 하셨나요?

A. 대오: 모티비 출발점부터 모베러웍스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게 첫 번째 프로젝트인데 그때는 모춘의 캐릭터, 소호의 캐릭터가 주도적으로 나와서 사람 사는 이야기가 많이 느껴졌어요, 그걸 지나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참여하면서 누브랜딩이라는 프로젝트를 했었어요, 모빌스그룹이라는 이름만 정해놓고 명함 한 장 없이 그냥 얼굴만 팔고 다녔었는데 우리 식대로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통은 회사이름 정하고 로고 만들고 보여주는 게 일반적인 브랜딩인데 모춘과 소호의 활동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걸 느끼고 나서는 브랜딩을 참여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에 145분간 참여자인 모쨍이 분들과 소통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브랜드를 만들어왔어요. 그후에 자연스럽게 ’저희도 한번 해볼래요‘ 했던 게 오뚜기 밥플레이크 프로젝트가 그렇게 이어진 거예요. 그렇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활동도 이어나갔어요. 모베러웍스 자체적인 활동으로는 배달의민족의 엘리트 마케터이신 숭님과 규림님께서 퇴사를 하시면서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던 와중에 모춘과 만나게 됐고, 같이 프로젝트를 한번 해보자 했던 게 2020년에 했던 두낫띵클럽 노동절 잔치였고요. 그렇게 하면서 노동절 잔치가 저희의 시그니처가 되면서 올해도 재밌게 해보자 했던 게 ’501-Workshop’이었고요.
 
Q. 이전에 회사를 다닐 때에 비해 나아진 건 뭔가요?

A. 대오: 회사를 다니면 역할들이 존재하잖아요. 근데 부여받은 역할 이상의 일들을 하기는 쉽지 않아요. 다른 것들은 누군가가 수행하고 있거나 회사가 바라지 않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나와서 뭔가 하게 되면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리스크도 감내하고 그것에 대한 수익이나 혜택들도 저희가 감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좋은 것 같아요. 내가 주체적으로 일을 실행하고 그것에 대한 혜택과 실패 등 모든 걸 저희가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고 살아가면서도 큰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회사동료들과 함께 창업을 했다고 들었는데, 회사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A. 모춘: 지금도 응원을 많이 하시고 정말 크게 배운 곳이라서 저희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도움드리고 싶고 교류가 빈번해요.
 
Q. 지금 모베러웍스 팀원들은 다 같이 전 회사에서 만난 건가요?

A. 모춘: 아니요. 모티비가 만들어 준 새로운 인연이에요. 소호, 대오, 저는 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들이고 다른 팀원들은 모티비를 통해서 만난 인연이에요.
 
Q. 모쨍이 중에서도 모베러웍스를 들어오고 싶은 분들이 있을텐데 어떻게 하면 들어올 수 있나요?

A. 대오: 합이 맞고 티오가 있어야 되겠죠. 그분들이 저희가 생각하는 역량을 갖고 있어야 되겠고요. 훈택, 지우 둘다 저희가 모티비로 채용을 한 거예요. 채용사이트에 공고를 올리지 않고 모티비를 통해서 사람을 뽑는다고 올려놓는 편이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까, 이해도의 농도가 달라요. 저희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건지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오시기 때문에 같이 함께 했을 때 목표지점이나 합이 좋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모쨍이들의 롤링페이퍼]


Q. 회사를 다니면서 자주하던 말과 모베러웍스에서 자주하는 말은 뭔가요?
A. 모춘: 저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때도 저는 일을 재밌게 하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거든요. 그것의 연속성을 가지고 계속 이어가는 것 같아요.
 
대오: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다 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회사에서도 할 수 있다 라는 말을 많이 했고 나와서도 할 수 있다 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어떻게 하면 일을 재밌게 할 수 있는 걸까요?

A. 모춘: 시간이 필요해요, 일의 윤곽을 볼 수 있는 관점이 생겨야 거기에서 내가 재밌는 일, 재미없는 일을 분류할 수 있는데 그걸 알기까지 오랜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10년 이상 걸렸어요.
 
Q. 맞는 일과 맞지 않는 일을 어떻게 알게 됐나요?

A. 모춘: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균형을 맞춰야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잖아요. 일에 대한 관점도 마찬가지로 시대의 흐름이나 그 안에 속한 나의 직군을 봐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대오: 일을 재밌게 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하지.
재밌는 일을 줬는데 힘들면 재미없다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결국 마음에 달려 있는 것 같은데 그 마음 단련을 경험과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서 다듬어지는 것 같아요.
 
Q. 일이 재밌다보면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게 어려울 것 같아요. 그걸 어떻게 분리시키세요?

A. 대오: 자신만의 루틴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루틴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 해야 되는 것, 싫어하는 것에서 균형을 조절해놓고 지켜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일이 너무 재밌어서 몰입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거든요. 그걸 의식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끊어야지 라는 걸 갖고 있어야 그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도 능력인 것 같아요. 벗어나야 균형을 맞출 수 있고요. 좋다고 너무 많이 했을 때는 몸이 망가지거나 다른 부분이 망가질 수 있거든요. 일이 마약 같아서 희열을 느끼다 보니까, 어떤 걸 희생하고 있는지 모를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조심해야 되는 것 같아요.
 
모춘: 밸런스 잡기는 대오가 잘 하고 저는 오히려 균형감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문제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는데 최근에는 많이 해요. 일이 재밌다고 일만 너무 하는 것도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안정적인 회사를 다니다가 새로운 모험을 하고 계신데 불안감은 없었나요?

A. 모춘: 처음에는 작았고, 그동안 저축해놓은 것도 있어서 ‘먹고는 살겠지, 안되면 말고’라고 가볍게 생각 했던 것 같아요.
 
Q, 주변에서는 뭐라고 했나요?

A. 모춘: 모티비에 대해서는 우려를 많이 했어요. 제가 직장으로서의 삶을 살았지, 드러나는 삶을 살지 않았고 초반 에피소드들이 주제가 선명하지도 않다 보니까 ”되겠니”라고 했었어요.
 
Q. 창업과정은 물론 회의내용, 제품 제작기 등에 대해 유튜브에 올리고 계신데 이렇게 세세한 사항까지 유튜브에 공개해도 되는 건가요?

A. 대오: 저희는 유쾌함, 솔직함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서 힘들어도 웃고 웬만하면 거짓없이 최대한 잘 보여주자는 것만 정하고 이런 건 보여주고 이런 건 비밀로 하자는 건 없었어요. 대화랑 비슷하게 어떤 사람한테 나를 너무 너무 숨겼을 때는 저를안 믿을 거고, 너무 까발렸을 때도 부담스럽고 저를 안 믿을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균형은 유지하고 있어요.
 
Q. 일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대오: 창작활동을 하면서 이윤을 얻는 것.
 
모춘: 저는 개인이 만들어가는 예술같아요.
 
Q. 프리워커스는 어떤 의미인가요?

A. 대오: 회사원이든 회사원이지 않던 상관없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찾아서 하고 그것에 대한 결과 값을 본인이 가져가는 게 프리워커스 라고 생각하고요. 현시대에는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있는데, 생활을 하다 보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주체성을 중요한 것 같아요.
 
Q. 모춘 그리고 대오. 모빌스그룹의 먹고사니즘은 뭔가요?

A. 대오: 저희는 모쨍이 분들의 사랑을 먹고 살아요.

모춘: 모베러웍스의 브랜드 활동과 모빌스그룹의 여러활동을 통한 이윤으로 먹고 살고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모빌스그룹만의 일하는 방식이 있나요?

A. 대오: 저희한테 제일 의미있었던 건 누브랜딩 같거든요. 브랜딩 하는 과정들을 같이 만들었잖아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없는 것 같거든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건 있었지만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면서 프로젝트화 되는 건 없었던 걸로 알고 있고 저희가 그런 걸 해봤다는 게 특징인 것 같고요. 그리고 다른 브랜드에서 갖고 있는 것은 모춘이죠. 사람이 진짜 중요해요. 누가 만드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모춘: 자라오면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 많이 들었잖아요. 근데 그 말에 대해서 콧방귀 끼고 그건 불가능한 목표라고 했는데 저희는 과정이 결과가 되는 걸 시도해봤다는 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거예요. 그건 모쨍이 분들의 사랑으로 같이 만든 거죠.
 
Q.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하기 싫을 때가 있을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A. 모춘: 데오한테 해달라고해요.
 
대오: 마찬가지로 저도 많이 넘겨요. 하기 싫을 때가 있는데 안하는 상황을 만들거나 한다고 하면 그 일을 빨리 끝내버리거나. 어차피 끝나야 되는 일이니까 제가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빨리 끝내거나 안하거나 넘겨요.
 
 
Q. 모베러웍스를 5가지 키워드로 나타낸다면 뭘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A. 대오: 일, 주체성

모춘: 농담, 솔직함, 유쾌함 저희가 지키고 있는 것들이 다 들어갈 것 같아요. 저희는 일에 대해서 얘기하거나 솔직하게 유쾌하게 일할 때 재밌거든요. 결국 그걸 브랜드라는 필터를 통해서 보여주는 거죠.
 
Q. 사람들이 모베러웍스를 왜 좋아하는 걸까요?

A. 대오: 일을 재밌고 의미있게 하고 싶은데 내가 지금 있는 위치가 어딘지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 책 프리워커스에 대해 공감을 많이 해주셨는데 거기 안에 저희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거든요. 그리고 그걸 해결하는 과정들이 있어서 많이 공감하시는데 그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꺼리가 그 안에 있었기 때문에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모베러웍스 티셔츠를 입은 모쨍이]


Q.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세요?

A. 대오: 상황마다 다 다른데 저는 개인적으로 캠핑 브랜드랑 아웃도어 좋아해요. 떠올렸을 때 명확한 메시지가 있는 브랜드들을 좋아해요.
 
모춘: 모베러웍스 좋아하고 라인프랜즈 좋아해요(웃음). 영리하게 잘한다고 생각하는 브랜드는 빔즈인데 저희가 배우고 싶은 브랜드예요. 편집삽으로 시작했는데 그게 브랜드화 되고 레이블이 한바구니 안에 담기면서 어떻게 보면 일본에서 제일 협업을 잘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의 감각을 유지한다는 게 멋진 것 같아요.
 
Q. 모춘과 대오가 생각하기에 ‘나는 일에서 이거 하나만큼은 놓칠 수 없어’ 하는 게 있나요? 예를 들어서 내가 일에서 추구하는 가치 중에서 마지막 하나를 뭘 남길지 궁금해요.

A. 대오: 일에서 제일 중요한 건 완성인 것 같아요. 좋은 아이디어와 소스들이 많아요. 근데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외부의 압력 때문에 안하게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원했던 상황과 바람이 있었을 때 달성을 한번 해보는 것은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완성도를 뜻하는 것보다 골을 향해 가보는 것, 저희 회사 선배한테 들었던 수영장 바닥에서 동전 줍는 딥다이버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 그걸 달성하기 위해서 찾아가는 과정도 중요한 거고, 끝까지 가서 확인하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봐요. 특히 동전이 없더라도 밑으로 가서 보고 오는 것은 어떤 일을 시작한다고 마음먹었을 때 중요한 부분이 되는 것 같고, 그게 동기부여가 되어야 일의 승패가 갈리는 것 같아요.
 
Q. 모베러웍스, 모빌스그룹의 완성은 어땠으면 하세요?

A. 모춘: 망하는 건 돈이 없다는 거잖아요. 보통 브랜드들이 그런 상황에 처하면 체육관 같은 것 빌려서 70% 할인 같은 걸 하는데 저는 재고를 화형식을 하고 싶어요. 70% 할인을 통해서 연명할 수는 있지만 그게 우리 브랜드가 영속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501Workshop를 하면서 모베러웍스의 팀원이었다는 게 회사가 없어져도 낙인처럼 가지고 가는 것 같아서 이제는 진짜 망하면 안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오: 그냥 우리답게 망하고 싶어요. 어쩔 수 없이라는 끌려가는 상황은 하고 싶지 않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본인의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을까요? 물리적인 시간 뿐만 아니라 심적으로 거기에 두는 중요성이나 내가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A. 모춘: 저는 99.9인데 60까지 내리는 게 제 목표예요. 연애를 하면 한 사람이 애정을 갈구하면 상대방이 질리잖아요. 저도 일을 맹목적으로 지속하다 보면 일을 오래하지 못할 것 같아요. 사랑하기 때문에 거리감을 유지해야 돼요. 정말 오래 일하고 싶은데 이 페이스로 이렇게 몰입하면 일을 오래 못할 것 같아요.
 
대오: 저도 80%는 넘어가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20%의 생활, 휴식버튼은 유지하려고 해요. 그게 일과 함께 오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일에 대한 생각들을 하는데 몸이라도 거리를 두려고 산에 많이 가요.
 
Q. 일이 힘들텐데 재밌고 신나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원동력이 뭔가요?

A. 대오: 결핍이에요. 아직 갈 길이 멀고 이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더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부족한 게 많으니까 더 채우려고 해요.
 
Q, 팬이 있으면 안티팬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마음이 아프지는 않으세요?

A. 모춘: 생활인으로서의 저도 저에 대해서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싫어하는 친구들도 있거든요. 호불호가 다 있어요.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받아들여야죠.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뭔가를 팔고, 메시지를 준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A. 대오: 상징적인 것 같아요. 눈에 보이지는 않고 서로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다 다르지만 메시지를 통해서 구심점이 되는 것, 모여서 이야기는 나눌 수 있는 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시대상에서 나눌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고 중축이 되는 게 메시지인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모베러웍스의 마스코트 모조 타투를 새긴 모베러웍스 지우 ]


Q. 모베러웍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뭔가요?

A. 대오: 더 나은 일을 실행하고 그런 환경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모춘: 이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칭찬 받는 게 좋거든요. 브랜드에서 메시지를 판다고 하면 물음표를 던지고 말장난 하는 거야?라고 하지만 음반업계에서는 노래들이 다 메시지거든요. 그걸 사용자들이 너무 잘 즐겨요. 심지어 어떤 노래를 3분 동안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해요. 아직 브랜드에서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브랜드, 브랜딩이라는 것도 고도화 되어야 하는 게 많고 멀고 그러니까 저희도 할 일이 많다는 거죠. 그걸 건강하고 꾸준하게 오래해보고 싶어요.
 
Q. 경제적으로 이룬 뒤에도 일을 계속 할 것 같나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다면 수입과 상관없이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A. 모춘: 일을 즐겁게 한다고 하지만 싫어하는 것도 많아요. 빨리 부자돼서 세금계산 같은 건 돈으로 해결하고 싶어요.
 
대오: 놀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죠. 휴가를 한달동안 간 적이 있는데 3주째부터는 죽을 것 같더라고요. 일이 그리워져요. 그래서 일은 할 것 같고 경제적인 자유를 얻는다면 지금 히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더 집중하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모베러웍스 팀원으로서의 대오와 모춘, 사람으로서의 대오와 모춘은 어떤 사람인가요?

A. 모춘: 저는 지금 직업인으로서 모티비에 출연하고 있잖아요. 근데 제가 꿈꿨던 건 덕업일치의 삶이라는 표현처럼 생겨 먹은 생활인으로서의 제가 일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거예요. 그게 장점이든 단점이든. 어떤 시스템 속에 있으면 “너 많이 깎였다”라는 표현을 하잖아요. 사화생활을 하면서 둥그렇게 됐다는 게 자기가 갖고 있던 것들을 규칙에 맞춰가는 거죠. 그래서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대오: 원래 저는 더 허술하고 노는 걸 좋아하는데 사회인으로서는 챙겨야 될 부분들이 많잖아요. 그렇다보니까 면밀하게 하려고 하고 있어요.
 
Q. 새로운 일이나 분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뭔가요?

A. 대오: 저는 호기심이요. 재밌을 것 같으면 떨리지 않나요? 그 기대감과 호기심이 크고 새로운 분야라는 건 리스크가 크지만 그만큼 없다고도 생각해요. 원래 못하는 건데 그걸로 얼마나 영위를 하겠다고 큰 기대를 하지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시도해보기 좋은 것 같아요.
 
Q. 모쨍이들이 있기에 모빌스그룹, 모베러웍스도 있을 수 있는 것 같은데 모쨍이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대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모춘: 감사하고 더 친해지고 싶은데 더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그 방법을 만드는 게 저희의 숙제예요. 그게 브랜딩인 것 같고요.
 
Q.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프리워커스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A. 모춘: 제가 스트레스에 취약한데 그래도 같이 노력하시죠. 즐겁고 건강하게 살려고 하는 거니까,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봐요. 도망가는 것도 방법인 것 같아요. 일이 너무 힘들면 일은 다양하니까요.
 
대오: 너무 스트레스 받지마세요. 다 지나가는 일들이고 너무 힘들면 또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사진= 김호이 기자/ 모베러웍스 팀원들과]

[사진= 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