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향후 10년간 중국의 대만 침공 없을 것"

2021-11-22 17:26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향후 10년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키신저 전 장관은 "궁극적으로 중국 정책의 목표는 하나의 중국 건설"이라면서도 "내가 내다볼 수 있는 한계인 향후 10년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CNN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장했다. 

그는 "계속해서 (중국과 대만 간) 대립이 심화된다면 중국이 대만의 자치권을 실질적으로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키신저 전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 양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을 수중에 넣기 위한 전쟁위험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6일(현지시간) 화상 정상회의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5일 개최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모두가 중국에 대해서 매파적인 태도를 취하고 싶어한다"라며 대만의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미국 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서 미국은 대만관계법, 3개의 (미·중) 공동성명, 6가지 보장에 따른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라고 16일 밝혔다. 중국에 대해서는 "대만해협의 현 상태(status quo)와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일방적 행위에 강하게 반대한다”라고 언급했다. 대만의 독립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하는 발언이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굴복한다는 것이 아니라 대만과 관련된 현 상황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논의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신저 장관은 대만을 둘러싼 현재 상황이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1972년 당시 중국과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키신저 장관은 닉슨 대통령의 방중을 이끌어낸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중국이 대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을 설명하며 "대만과 중국을 합쳐 궁극적으로 하나의 중국을 만드는 것이 중국 정책의 목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언제나 대만이 역사적으로 중국에 속한 국가였지만 한때 일본에게 무력으로 강탈당했을 뿐이라고 생각해왔다"라고 설명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50년 후인 현재, 중국의 군사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관계는 매우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중국에 갔을 때 중국은 가난하고 약하며 독단적인 나라"였지만, "지금은 상당히 부유하고 강하지만 여전히 독단적인 나라"라고 밝혔다. 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마주한 도전은 홀로코스트로 이어지는 일 없이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이는 두 지도자 모두에게 큰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1969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 시절 대통령보좌관 겸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며 미국의 외교를 담당했다. 1973년에는 북베트남과의 평화협정 체결 등의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