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친자관계 확인되면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인정해야”

2021-11-17 15:20
유족 등록 신청 거부한 보훈지청 처분 취소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 전경. [사진=권익위 제공]


#. 전몰군경(군인·경찰 공무원으로서 전투나 이에 준하는 직무 수행 중 사망한 사람) A씨는 B씨와 혼인해 1948년 C씨를 낳고, 제적등본에 등록했다. 이후 A씨와 사별한 B씨는 D씨와 재혼했고, C씨는 D씨 자녀로 제적등본에 출생신고(1952년생)됐다. C씨는 성인이 된 후 법원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신청을 했다. 법원은 경위를 검토해 C씨 나이를 1948년생 기준으로 정정토록 했다. 이를 근거로 C씨는 국가유공자 유족 등록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훈지청은 C씨가 A씨의 제적등본상 나이로 정정한 점만으로는 그의 자녀라고 볼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에 C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17일 실제 친자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도 기존 제적등본상 기재사항을 근거로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법·부당하다고 판단, 국가유공자 유족 등록 신청을 거부한 보훈지청 처분을 취소했다.

현행 '국가유공자 등 예우·지원에 관한 법률'은 유족의 범위를 배우자와 자녀, 부모, 성년인 직계비속이 없는 조부모, 60세 미만 직계존속과 성년인 형제자매가 없는 미성년 제매로 정하고 있다. 이중 자녀는 출가 여부에 관계 없이 유족 범위에 포함되며, 양자의 경우 직계비속이 없어 입양한 사람 1명 만을 인정한다.

중앙행심위는 △A씨의 제적등본에 C씨가 자녀로 기재돼 있는 점 △C씨의 중·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생년월일과 A씨 제적등본에 기재된 생년월일이 1948년으로 동일한 점 △법원이 'C씨의 가족관계등록부 기재사항이 진실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생년월일을 정정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이에 C씨가 A씨 자녀라고 봐 C씨를 고인의 유족으로 인정하지 않은 보훈지청의 처분을 취소했다.

민성심 권익위 행정심판국장은 "중앙행심위는 가족관계 변동사항으로 인해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인정받지 못한 이들의 권리 구제를 위해 아낌없이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