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중요 금융기관? 전통 시중은행 아닌 '카뱅·네이버페이'"

2021-11-16 16:50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빅테크와 은행의 협업 확대 필요성' 보고서 발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우리 경제 주축인 MZ세대 사이에서 '카카오뱅크'와 '네이버페이' 등 이른바 빅테크 금융기관의 존재감이 기존 전통은행을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의 경우 이용 편리성과 간결성으로 인해 향후 MZ세대 이용비중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어서 전통 은행들도 빅테크와 상호작용을 유지하며 자체 플랫폼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6일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빅테크와 은행의 협업 확대 필요성' 보고서를 통해 "경제 주력인 MZ세대가 이미 빅테크를 중요 거래 금융기관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MZ세대가 응답한 중요 금융기관 순위(1, 2, 3순위 합산)는 카카오뱅크가 43.8%, 네이버페이 38.2%, 시중은행 37.7% 순으로 나타났다. 주거래은행 이용현황을 보더라도 MZ세대 가운데 일반 시중은행만 이용하는 경우는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반면 대다수(10명 중 8명)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는 MZ세대의 주거래은행으로 전통은행 비중이 높지만 향후 편의성 측면에서 빅테크 이용비중이 확대될 여지가 높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전통은행은 급여통장으로, 인터넷은행은 조회 및 이체 용도, 핀테크는 송금결제와 프로모션 등 부가서비스 이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기존 카뱅을 이용 중인 MZ세대 중 16% 가량이 주거래은행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반반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은행권 역시 이같은 MZ세대 특성에 발맞춰 이들의 자금관리와 투자, 뱅킹 등 니즈를 충족시키고 생활금융서비스 영역도 넓혀 자체 플랫폼의 경쟁력과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 중이어서 향후 은행 슈퍼앱 구축에 따른 플랫폼 경쟁력 개선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오픈 API기술을 통해 모듈화하는 서비스형뱅킹(Baas)을 이용해 은행과 빅테크의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신규 수익모델 구축도 적극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Baas란 은행이 서비스 기능 단위로 모듈화해 비은행기업에 주문형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해 중소기업 비대면 금융업무 지원을 예고하고 있고 우리은행 역시 이종업종과의 디지털제휴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은 제휴기업으로부터 서비스비용을 받고 새로운 고객기반을 확충할 수 있고 제휴기업 역시 은행업라이센스가 없이도 서비스에 필요한 은행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며 "국내의 Baas 관련 서비스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나 수수료 모델 확보나 빅테크 고객 유입, 이종업종 제휴 확대 등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