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재명 '운명의 한 주'...힘 받는 특검론

2021-11-16 15:26
"검찰, 일주일 내에 윗선 의혹 규명할 수 있겠느냐" 비관론 고개
김만배 재소환한 검찰, 윗선 아닌 곽상도 아들 '50억' 대가 규명 주력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 구속기간 만료일(22일)에 맞춰 일단락된다.

검찰은 현재 사건 핵심인물인 이들을 고리로 한 윗선 배임 혐의와 정·관계 로비 의혹 실체를 규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검찰이 22일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특검 도입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윗선 배임 혐의 규명의 핵심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성이 깊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의 단독 범행 여부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압수수색 직전 이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과 통화를 하다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져 증거 은폐를 시도했다.

정 부실장은 성남시에 재직할 때 대장동사업 관련 공문에 여러 차례 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후보마저 본인 입으로 ‘측근’이라고 인정한 정 부실장이 대장동 사업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유 전 본부장 단독 범행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그럼에도 검찰은 정 부실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배임 혐의 윗선 의혹 규명에 필수인 성남시 공무원에 대한 조사 역시 지금껏 한 차례 밖에 못했다. 검찰이 일주일 내 배임 혐의 윗선 의혹을 규명할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이 쏟아지는 이유다.

검찰이 다음 주 김씨와 남 변호사를 기소하면서 관련 의혹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 특검 도입 목소리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특검 도입 찬성론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60%대를 기록하고 있다. 
검찰, 김만배 재소환...윗선 아닌 곽상도 아들 '50억' 대가성 규명 주력

코로나19 확진 여파에서 벗어난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구속 수감된 김씨를 소환 조사했다. 구속 전 6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던 김씨는 ‘강도 높은 조사와 구속으로 지병이 악화돼 건강이 대단히 좋지 않다’는 이유로 구속 이후 3차례에 걸쳐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김씨를 상대로 윗선 배임 혐의가 아닌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명목 등으로 받은 50억원의 대가성 조사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검찰은 대장동 사업 부지 문화재 발굴과 관련해 곽 전 의원이 편의를 봐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하자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 당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선회한 상태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대상자로 선정된 성남의뜰 컨소시엄 구성이 초기에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 전 의원이 김씨 부탁을 받고 하나금융그룹 회장 측에 힘을 써서 도와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씨 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관계 등을 바탕으로 검찰은 이번 주 안에는 곽 전 의원을 소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전날 김씨와 남 변호사와 함께 영장을 청구했지만 구속에는 실패했던 정민용 변호사를 영장 기각 뒤 처음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변호사는 배임 혐의는 물론 이른바 윗선 수사의 '길목'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검찰 조사가 어디까지 이뤄졌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날 정 변호사에 대한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