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리포트] 이통3사·클라우드사, 비대면 확산에 'AI콜센터'로 진격

2021-11-16 06:11
2030년 국내 콜센터 AI 시장 4138억 전망
네이버·카카오·SKT·KT·LGU+, 신사업 도전
외부 콜센터 솔루션과 자체 AI기술력 결합
SaaS모델 적용해 기존 클라우드사업 확장
금융 중심 수요공략…초거대 AI 접목 구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주도로 고객센터를 디지털전환(DX)하는 움직임이 커졌다. 전통적인 콜센터 운영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클라우드·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AI 콘택트센터(AICC)'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다국적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작년 한국의 '콜센터 AI' 시장이 4214만달러(약 498억원)였고,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23.7%씩 증가해 3억5008만달러(약 4138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상담사의 지식과 경험에만 의존해 온 콜센터 업무 처리를 효율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빨라졌다. 일반 소비자 가운데 예방접종을 마친 인구 비율이 늘면서 외부 활동의 제약은 완화됐지만, 비대면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도 유지되고 있다. 한 차례 늘어난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의 콜센터 상담 수요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주요 인터넷기업과 이동통신3사가 앞다퉈 AICC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상담사에게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거나 문의를 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연계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을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마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네이버클라우드 클로바 AI콜, 금융권 AICC 구축 첨병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주요 인터넷 기업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의 클라우드 사업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부터 금융 클라우드 사업 일환으로 클라우드 기반 AICC 솔루션을 시범 공급하기 시작했고, 올해 이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먼저, 지난 9일 동양생명과 AICC를 오픈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클라우드 플랫폼 솔루션과 ‘클로바 AI콜(CLOVA AiCall)’이 보험 서비스에 적용됐다. 클로바 AI콜은 예약 문의, 만족도 조사 등 여러 고객 응대 업무를 AI로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기업들은 음성인식, 자연어처리·대화 모델, 음성합성, 챗봇, 텍스트 분석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수신부터 발신 전화 업무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동양생명은 퇴직연금의 적립금, 수익률 같은 단순 질문에 대한 답을 자동으로 하고, 새 계약 체결 시 표준 스크립트를 기반으로 완전 판매를 모니터링한다. 납입기한 통보, 서류 보완 안내 등의 고객 안내 업무도 자동화한다. 동양생명 컨택센터가 운영을 종료해도 고객 상담 서비스가 제공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10~11월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화재 등과 클로바 AI콜 솔루션을 중심으로 각 사의 금융 고객 서비스 수준과 지원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시기는 네이버클라우드가 AICC 구축을 위한 클로바 AI콜 상품을 출시한 때다. 미래에셋생명은 고객센터 구축, 흥국화재는 고객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최근 클로바 AI콜을 활용한 AI 상담사 ‘쏠리’를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계좌개설과 제신고, 대출상담 등 문의 빈도가 높은 업무를 세분화해 쏠리에게 맡긴 결과, 기존 고객상담센터의 일평균 처리량인 4~8만 콜 중 약 50%를 AI가 대신하고, 전체 콜의 25%가량을 상담사 연결 없이 AI가 자체적으로 해결했다. 고객 또한 대기 시간을 27초에서 6초로 대폭 줄였다.

클로바 AI콜은 전화상담사 기본업무를 지원하고 AI기술 기반의 고객 감정분석, 문서요약, 상담 내 키워드 추출 기능을 제공하는 AICC 서비스로 실제 네이버 고객센터에도 적용돼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말 클로바 AI콜과 최신 STT(Speech to Text) 기술이 적용된 상품 '클로바 스피치'를 출시해 두 기술의 연동으로 고품질 AICC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 향후 네이버가 슈퍼컴퓨터를 통해 자체개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되면 더 정확한 업무 처리가 가능한 AICC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 클라우드 후발주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참전 예고

카카오의 AI·클라우드 사업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AICC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6월 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콜센터 아웃소싱 기업 유베이스와 차세대 AICC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 협약으로 챗봇, 음성전화, 웹, 앱, 화상전화 등으로 상담 채널을 확대하고 고객 문의·요청에 통합 대응하는 '카카오 i 커넥트센터'를 연내에 구축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따르면, 카카오 i 커넥트센터는 빠르고 효율적인 기업 고객센터 구축과 운영을 위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SaaS 솔루션이다.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센터 상담업무를 자동화하고 이용경험을 개선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화형 플랫폼 기반으로 이용자 문의에 대한 자연스러운 고객 응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 i 커넥트센터가 다른 이통사, 클라우드서비스 기업과의 AICC 서비스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카카오 i 커넥트센터는 클라우드 시장 후발 주자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 i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된다. 앞서 공공기관용 챗봇 솔루션 '카카오 i 커넥트톡 AI 챗봇'을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 제도로 공급했듯이 카카오 i 커넥트센터도 공공 시장에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디어푸드와 디지털전환 협약을 맺었다. 동원디어푸드의 재고관리, 물류운영, 고객상담 등에 AI를 적용한다. 카카오 i 커넥트센터와 챗봇을 고객상담에 도입해 고객 응대시간을 줄이면서도 최적의 답변을 제공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SKT, AWS·제네시스 손잡고 클라우드 SaaS 사업 확대

SKT는 '5GX 클라우드마켓플레이스'에서 두 가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AICC 솔루션을 제공한다.

하나는 작년 10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상용화한 'AWS Based AICC'이다. 이 솔루션은 아마존 커넥트라는 AWS 클라우드의 기술과 SKT의 AI 기술에 기반한 음성인식(STT)과 음성합성(TTS), 챗봇 등이 결합해 만들어졌다. STT 기술은 상담내용을 텍스트로 자동 변환할 수 있고 TTS 기술은 사람이 직접 응대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음성 안내를 수행한다. 고객상담 데이터가 축적되면 키워드 분석으로 중요한 요청사항을 파악하고, AI 챗봇은 고객 단순문의 응대를 담당해 상담사가 고객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전까지 고객센터를 직접 운영하려는 기업은 별도의 시스템과 솔루션을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선행투자와 2~3개월의 소요기간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SKT는 고객센터를 새로 구성해야 하는 기업이 자사의 AWS Based AICC 솔루션을 활용하면 1~2일만에 바로 상담업무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솔루션의 과금 체계는 기업이 실제 고객응대를 위해 상담업무를 처리한 만큼만 발생하는 종량제 구조로 돼 있다. 이에 SKT는 대규모 투자가 전제되는 자체 구축형 콜센터나 상담사 인원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월정액 콜센터 대비 최대 80%까지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SKT의 또다른 AICC 솔루션은 콘택트센터 솔루션 전문기업 '제네시스(Genesys)'와 손잡고 올해 6월 출시한 'Genesys Based AICC'이다. 제네시스는 100여개국 1만곳 이상의 기업에 고객센터 플랫폼과 기업용 통신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글로벌 콘택트센터 솔루션 1위 업체다. SKT는 제네시스와의 협력으로 선보인 클라우드 기반 AICC에도 SKT의 STT, TTS, 챗봇 기술을 적용해 상담 업무 생산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SKT는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AICC뿐아니라 상권분석 마케팅솔루션 '맵틱스(Maptics)' 등을 지원해, 타깃마케팅을 통한 구매전환율 개선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T는 국내에 기반한 기업이 해외 고객센터까지 통합 관리하는 수단으로 이 AICC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존 해외지사 운영기업은 현지에 별도 콘택트센터 운영 인프라와 인력을 두고 각국의 서비스를 지원해 왔다. 지역별 콘택트센터를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SKT와 제네시스의 협력을 통해 국내에 통합 구축되는 AICC 환경은 해외지사의 콘택트센터 운영 효율을 높일뿐아니라 서비스 수준도 높일 수 있다. 양사는 향후 공동영업을 통해 오는 2024년까지 금융권을 비롯한 클라우드 콘택트센터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 KT, 민간 넘어 공공부문 AICC 수요 함께 공략

KT는 작년 12월 AI사업본부 내 'AICC사업담당'을 신설하면서 AICC 기술을 대외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KT는 올해 초 클라우드 방식의 AICC를 제공해 기업고객의 초기 구축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금융·공공 업종별 특화 AICC와 소상공인용 AICC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지난 1월 BC카드·라이나생명 등에 목소리인증과 상담비서 솔루션을 탑재한 AICC 서비스를 시범 적용했다.

이어 지난 2월 제네시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AICC 분야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양사는 KT의 STT, 개인화 TTS(P-TTS), 보이스봇 등이 포함된 AICC 솔루션을 제네시스의 클라우드 콘택트센터 플랫폼과 통합하기로 했다. 양사가 개발할 클라우드 AICC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은 AI가 자동화한 고객상담을 진행하다가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시점을 파악해 인간 상담사를 연결해 줄 수 있다. 여타 AICC 기반 환경보다 인간 상담사와 AI의 분업 체계를 한층 더 고도화한 방식으로 차별화하는 것이다.

KT는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AICC 시장 수요를 함께 공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광주광역시 서구청과 협약을 맺고 AI복지사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어 AI돌봄서비스 공급계약을 맺고 지역 내 고독사 위기 가구 관제시스템을 구축했다. 100세대 규모로 AI돌봄서비스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까지 500세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과 협약을 맺고 백신접종안내 음성봇 서비스를 개발해 지역 접종센터와 보건소 업무 부담도 감축했다.

이후 KT는 AICC에 STT, P-TTS, 챗봇뿐아니라 신원확인을 위한 번거로운 절차를 줄여 주는 AI기반 목소리인증과 상담원의 전문역량을 보조하는 AI 지식관리시스템(KMS), 키워드 추출과 감정 분석으로 상담내용을 구조화하는 텍스트분석(TA), 상담비서, 보이스봇 등 고객 응대 업무효율을 높여 주는 부가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상품추천과 상담 전반에 걸쳐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영업인사이트(CSI) 시스템도 고도화했다. 최근 발표한 2022년 조직개편 방안을 통해 AICC사업담당 역할을 강화하고 'AICC기술담당' 직책을 신설하면서, 내년에도 AICC 사업 가속화를 예고했다.

◆ LG유플러스, LG AI연구원·LG CNS와 기술 협력

LG유플러스는 혁신적인 AICC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 LG그룹 차원의 IT역량을 활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앞서 개장한 무인매장 'U+언택트스토어'를 통해 AICC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데이터를 축적했다. U+언택트스토어는 비대면으로 휴대전화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개통까지 처리하는 이동통신서비스 무인매장이다. 유심개통과 기기변경 상담업무만 처리할 수 있는 다른 매장 상담보다 더 다양한 상황의 비대면 응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AI 기반의 자동화 상담을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LG그룹 IT서비스 계열사인 LG CNS와 금융권 수요 공략을 목표로 AICC 솔루션 공동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LG CNS는 작년 '퓨처콘택트센터 사업팀'을 신설하고 AICC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I 기반 자연어처리, STT, TTS 기술이 포함된 'AI 커넥트' 플랫폼과 'DAP 톡(DAP Talk)'을 보유했다. 두 기술을 활용하면 AICC 솔루션에 필요한 대화시나리오를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LG유플러스의 계획에서 언급되지 않은 요소 중 하나는 클라우드 인프라다. 어떤 조직이 개발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쓸지, 어느 조직이 소유하고 운영·관리하는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LG유플러스와 LG CNS는 연내 상담내용에 포함되는 금융용어와 사투리 등의 언어 특성을 학습한 AI 기술로 서비스 정밀도를 높이고 AICC 솔루션 브랜드를 구체화하는 등 상품화를 추진한다. 이들은 LG AI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초거대 AI 언어 모델의 연구 성과도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5월 LG AI연구원은 앞으로 3년간 초거대 AI 개발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6000억개의 파라미터를 계산하는 모델을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LG유플러스의 AICC 솔루션은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개발 결과물을 활용해, 베테랑 AI 상담사, 상담사용 AI 어드바이저 등을 개발하고 고객센터의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래픽=김효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