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아내 이송’ 구급대원 질책 논란에… 野 “임기 말 알아서 기기”

2021-11-13 17: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지난 9일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가 낙상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당시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 캡처 화면을 12일 공개했다. [사진=이해식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의 최근 낙상사고 당시 구급대원들이 이송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질책을 받은 것과 관련, 국민의힘은 “전형적인 임기 말 알아서 기기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해당 논란이 이 후보의 ‘갑질’ 사건인 것처럼 오도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김혜경씨를 이송한 구급대원 3명은) 소방관으로서 의무를 다했는데도 VIP 이송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휘부로부터 30분간이나 질책을 받았다”며 “경기소방본부 측은 소방서 쪽에 책임을 물은 바 없다고 했다지만, 직장인 익명 게시판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 거짓일 리는 만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목숨을 걸고 인명 구조에 헌신하는 소방대원들이 소임을 다했는데도, 그 대상에 따라 부당한 질책을 받아야만 했다”며 “더구나 이후 해당 대원들을 질책하지 말라는 이 후보의 입장이 있자, 다시 지휘부에 대한 주의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니 이 같은 코미디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VIP 관련 동향 보고를 상급기관에 해야 할 의무가 없기에 이번 해프닝은 임기 말의 전형적 ‘알아서 기기’ 내지는 ‘윗선 눈치 보기’의 행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라며 “제 할 일을 다 하고도 마음이 언짢았을 소방대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관계 당국은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세를 새로이 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선후보 가족의 구급차 이송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질책받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본인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신 분들이 엉뚱한 이유로 질책을 당한 것은 국민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이 온라인에 떠도는 억지 주장을 이용해 마치 이재명 후보의 갑질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이 후보는 구급차는 물론이고 병원에서도 신분을 밝히지 않았고 한 시간가량 순서를 기다려 치료를 받았음에도 이런 소문이 났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명예훼손도 문제지만 추악한 유언비어가 몇 시간 새 조직적으로 대량 유포된 것이 더 큰 범죄”라며 “9년이 흐른 지금, 십알단과 같은 공작정치의 망령이 대통령선거에 고개를 들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분당소방서는 지난 9일 새벽 김씨를 이송한 뒤 심야 근무를 마치고 같은 날 오전 9시에 퇴근한 구급대원 3명을 3시간 뒤 다시 불러내 질책했다. VIP 이송 보고를 누락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주요 인사를 이송할 때 대원들이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지침은 없어 부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후보 역시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저의 집에 119가 도착할 때 저는 복장을 갖추고 저희가 누구인지 끝까지 말하지 않았으니 그들이 제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지만 알 수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성실하게 임무를 잘 수행한 이들을 내용도 모른 채 질책할 것이 아니라 격려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