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살까 말까"…집값은 꺾였지만 매수심리는 활활

2021-11-14 18:00
집값 상승폭은 둔화…매수심리는 반등
강남권 재건축 호재…통계도 제각각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어지면서 매수심리를 나타내는 지수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를 생각하면 집값이 내릴 것 같지만, 강남 알짜 단지들의 재건축 호재 소식에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라는 고민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 중심으로 다시 '사자' 분위기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8일 기준)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100.9를 기록하며 전주(100.7) 대비 소폭 올랐다. 강북권역은 100.9에서 100.6으로 떨어졌지만 강남권역이 100.6에서 100.9로 올랐다. 특히 서초·송파·강남구 등 고가 아파트가 다수 밀집한 동남권이 100.5에서 101.5로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공급과 수요 비중을 지수화(0~200)한 것이다. 기준선 100 아래로 내려가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강남 4구 아파트 매맷값 상승폭이 같은 기간 0.21%에서 0.19%로 줄었지만, 강남권에서 여전히 ‘매수’가 대세인 셈이다. 

이는 수요층 다수가 마음의 갈피를 못 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대출규제로 인해 내 집 마련 수요가 일시적으로 멈춘 것”이라며 “수요는 유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또는 매주 시장 동향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 방향이 어디로 갈지 해소가 안 되니 수치들이 혼선을 나타내고 있다”며 “수요층들이 살까 말까 고민하며 마음을 못 정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강남권 재건축 호재…통계는 제각각
통계도 제각각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달리 부동산R114가 발표하는 수도권 아파트 주간시황은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이 전주 0.08%에서 0.09%로 소폭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가 각각 0.12%, 0.09% 상승했다.

특히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는 전주 0.22%에서 0.33%로 상승폭이 커졌다. 부동산R114는 “강남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차·2차(이하 대치 미도아파트), 개포우성1차와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등의 대형면적이 5000만~1억원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치 미도아파트는 이달 초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가운데 최초로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하며 3년 넘게 막혀 있던 재건축 추진의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고가도 나오고 있다.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전용 82.61㎡는 지난달 26일 31억3100만원에 팔리며 잠실 최초로 해당 면적이 30억원을 넘겨 거래됐다.

다만 매수 문의는 많지 않다. 대치 미도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거래가 완전히 소강상태로, 전체 2436가구 중 3가구만 매물로 나와 있다”며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없어서, 가격은 강보합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갭투자가 불가능하니, 토허제가 풀리면 다시 연락을 달라는 매수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정부와 서울시 모두가 주택공급 활성화에 나서며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동의를 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개편과 같은 움직임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공급은 개발호재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며 “조합원들보다 정부의 마음이 더 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