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눈 돌리는 수요자들…경기 남부에 '풍선효과' 확산

2021-11-14 08:00
경기 아파트 매매자의 60%는 서울 거주자
강남 접근성 우수한 지역 중심으로 수요↑

[사진=유대길 기자]


최근 경기 남부권 일대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감당하기 힘든 서울 집값에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강남과 인접한 경기 남부권 일대의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통망 확충 등 경기 남부권 일대에 예정된 교통 호재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실제로 올해 많은 서울 거주자들이 경기 남부권 지역의 아파트 매입에 나섰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8월 서울 거주자의 타 지역 아파트 매입 건수(4만3785건) 중 약 60%(2만6272건)는 경기 지역을 향했다. 그 중에서도 △용인시 1736건 △수원시 1560건 △평택시 1162건 △광명시 858건 △화성시 813건 등 남부권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집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 일원에 위치한 '광명역 파크자이' 전용면적 84㎡는 올해 5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이 13억원에 거래됐던 올 1월과 비교하면 5개월 만에 1억5000만원 상승했다.

경기도 의왕시 일원에 자리한 '의왕백운 해링턴 플레이스 1단지' 전용 84㎡의 경우, 올해 9월 12억8500만원에 거래돼 올 초 8억원 중반~9억원 중반에 거래된 가격보다 4억원가량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강남 일대의 높은 매매가와 전세난 심화로 수요자들이 경기 등 타 지역으로 대거 밀려나면서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남부권 일대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서는 경기권 지역의 집값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경기 일대에서도 빠르게 전세난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내 집 마련을 앞둔 수요자들이 몰리며 청약 시장은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일원에서 선보인 '북수원자이 렉스비아'는 85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7957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32.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도보권으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북수원역(2026년 완공 예정)이 예정돼 개통 시 강남 등 서울 도심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7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일원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용인 고진역'은 6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364건이 모집돼 1순위 평균 16.8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단지는 인근 에버라인 고진역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도 일대에 굵직한 교통호재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어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눈을 돌리는 사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 남부권의 경우 과거 비교적 집값이 저렴하던 지역들도 높은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된 신규 단지에 높은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르몬트로 광명' 투시도[사진=대우건설 제공]


이 때문에 올해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 남부권에서 분양하는 신규 단지에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11월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일원에 광명2R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베르몬트로 광명'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동, 전용면적 36~102㎡, 총 334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726가구를 일반 분양으로 공급한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 노선을 통해 가산디지털단지, 고속터미널, 강남구청 등으로 환승 없이 이동이 가능해 서울 출퇴근이 편리하다.

인근에 위치한 광명역에 신안산선 복선전철이 계획돼 있어 교통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신안산선은 안산·시흥~광명~여의도를 잇는 노선으로 2024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노선이 개통되면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25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져 광명에서 서울까지 이동 시간도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올해 2월 광명~서울 고속도로 구간의 지하화가 확정되면서 차량을 이용한 이동도 편리해질 전망이다.

두산건설은 11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 일원에 '반월역 두산위브 더센트럴'을 선보인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4층, 7개동, 전용면적 59~79㎡, 총 725가구 규모다. 이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20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단지는 인근에 위치한 4호선 반월역을 이용해 과천과 사당, 서울역, 동대문 등 서울 핵심권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수인로와 반월로가 인접해 있어 차량을 이용한 안산 도심권 및 수원 등지로의 진출입이 쉽다.

국토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의왕·군포·안산 3기신도시와 인접해 있어 신도시 조성 계획과 함께 발표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BRT 등 핵심 교통호재의 수혜도 기대된다. 반월역(4호선)-BRT노선-의왕역(1호선·GTX) 연계를 통한 대중교통 편의성이 한층 강화되고, GTX-C노선의 의왕역 개통으로 양재역까지 20분, 삼성역까지는 25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제일건설은 11월 경기도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 A60블록 일원에서 '화성동탄2 제일풍경채 퍼스티어'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20층, 4개동, 전용면적 101㎡ 총 308가구 규모다.

단지는 GTX-A노선이 예정된 SRT동탄역을 이용하기 편하고, 인근으로 동탄도시철도(트램) 1호선 2개역이 예정돼 있다. 신리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등 접근성이 쉬워 광역교통망도 우수하다.

한양은 11월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일원에 '과천 한양수자인'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4개동, 전용면적 59·84㎡ 총 174가구 규모다.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이 도보 약 500m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로, 서울 강남까지 20분대 진입이 가능하다. 과천대로와 과천IC를 통해 수도권 전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