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 아들과 두산그룹 떠나 독립···"그늘에 있는 사람 돌보겠다"

2021-11-10 10:58

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이 회장직을 내놓고 두산그룹을 떠난다. 박 회장의 두 아들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그룹을 떠나 각자의 전문분야를 찾아 독립한다.

두산그룹 측은 10일 "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이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에서 사임한다"며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는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난다고 알려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두산그룹 측은 "박 회장께서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이후 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하겠다고 계속 얘기해왔다"며 "매각 이후 경영 실무는 관여치 않고 매각이 마무리됐으므로 자연스럽게 사임하는 것이라 밝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스스로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초부터 공언한대로 그룹의 모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며 "그룹의 실무를 떠난지는 이미 오래됐고 상징적 존재로 있던 자리까지 모두 떠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 이렇게 두산을 떠나는 것이니 나도 독립"이라며 "이제부터는 그늘에 있는 사람들 더 돌보고 사회에 좋은 일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 사회에 대한 기여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이 끝나면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월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장비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에 매각됐다.

이 무렵 박 회장도 서울 약수동 인근에 개인 사무실을 열고 이후 활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박 회장은 7년여 동안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고, 과거 여권을 통해 국무총리직 제안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박 회장의 아들인 박 부사장과 박 상무도 두산 그룹을 떠나 개인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사장은 관련 업계에서 다수의 유망 회사들을 육성하는 일에 이미 관여하고 있으며, 이제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 상무는 향후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박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 재직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벤처캐피탈 회사 설립을 주도하는 등 관련 사업에 관심과 역량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삼부자 모두가 각각 독립하는 셈"이라며 "서로 바라보며 응원하고 화이팅을 외친다"고 밝혔다.
 

박용만 전 두산경영연구원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